헤어진 연인에게 데이트 비용 정산해달라며 지속적인 협박과 스토킹을 한 30대 남성에게 재판부가 벌금형을 선고했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청주지법 형사3단독(부장판사 김경찬)은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및 공갈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A씨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또 공갈 피해금 200만원을 지급할 것과 40시간의 스토킹 치료 프로그램 이수도 함께 명했다.
A씨는 지난해 9월13일 오후 6시30분쯤 충북 청주시 흥덕구에 위치한 오피스텔 앞에서 전 연인 B씨(35)를 기다리거나 초인종을 누르는 등 총 6차례에 걸쳐 피해자를 스토킹한 혐의를 받아 재판에 넘겨졌다.
그뿐만이 아니다. A씨는 B씨(35)와 헤어진 다음 날인 지난해 9월12일 “데이트 비용 절반을 주지 않으면 너희 회사를 찾아가 1인 시위를 하겠다” 등의 협박 메시지를 보낸 혐의도 같이 받는다. 당시 그가 정산을 요구한 데이트 비용은 150만원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같은해 10월10일 B씨가 자신에게 돈을 보내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B씨의 회사 앞에 찾아가기도 했다. 그는 피해자에게 돈을 달라고 재차 협박한 끝에 200만원을 송금받았다.
법정에 선 A씨는 “단순한 연인 간 다툼이다”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그는 연인 관계 때 지출한 데이트 비용을 정당하게 정산받은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교제하는 동안 지출한 비용을 피해자가 정산해줘야 할 법적 의무가 없음에도 지속해서 돈을 요구하거나 피해자를 찾아갔기 때문에 정당한 행위로 볼 수 없다”며 “죄를 저질렀음에도 전혀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자가 정신적 고통을 호소한 점과 스토킹 횟수와 빈도, 범행 경위 등을 종합해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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