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한∙미 정부 ‘가교’ 역할 기대 모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백악관 수석 국가안보 부보좌관에 알렉스 웡 전 국무부 대북특별부대표를 발탁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22일(현지시각) 트루스소셜을 통해 웡 전 부대표를 차기 행정부 국가안보 부보좌관으로 임명한다고 발표했다.
이어 “알렉스는 내 첫 임기 때 국무부에서 대북특별부대표와 동아태 부차관보를 맡았다”며 “대북특별부대표로서 북한 지도자 김정은과 나의 정상회담 협상을 도왔고, 국무부의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전략을 이끌었다”고 소개했다.
◆트럼프 1기에선 ‘대북협상’ 중책 맡아
웡은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대북 외교 실무에 깊이 관여한 인물이다. 특히 북∙미 정상회담에서 핵심 실무 역할을 맡았다.
그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이 2018년 6월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이후 후속 협상을 위해 2018년 7월 평양을 방문했을 때 동행했고, 2019년 말에는 국무부 부장관으로 승진해 대북특별부대표로서 북미협상 실무를 총괄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웡을 수석 국가안보 부보좌관에 임명한 건 북한과의 대화 의지를 간접적으로 드러낸 게 아니냔 분석도 나온다. 북한과의 협상 경험과 인적 기반이 있는 인사를 국가안보 요직에 임명한 건 향후 트럼프 당선인이 북∙미 외교에 본격 시동을 걸 때를 대비한 것이란 기대에서다. 현재로선 그 사이 더 멀어진 북∙미 관계와 핵∙미사일 무력 강화에 사활을 건 북한의 태도를 봤을 때 당장 북한을 협상장에 이끄는 건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바이든 정부선 ‘쿠팡맨’
한국 측과의 경험이 있는 웡이 한∙미 소통 창구가 될 것이란 기대도 있다. 웡은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플랫폼 쿠팡에서 일한 경험이 있어 눈길을 끈다.
웡은 바이든 정부 시절인 2021년 8월부터 최근까지 한국 쿠팡의 모회사 미국 쿠팡Inc 워싱턴D.C 사무소에서 정책 관련 총괄 임원(Head of public affairs)으로 근무했다. 주로 미국 정부와 의회를 상대로 대관 업무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미국 상무부와 국무부에 한국에 대한 투자·고용 정책을 설명하고, 한∙미 정부가 적극 소통하도록 돕는 역할도 했다. 웡은 2022년 5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방한했을 때 강한승 쿠팡 대표와 만날 수 있도록 다리를 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강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이 주최한 당시 환영 만찬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만났다.
웡은 같은 해 12월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 대사가 쿠팡 대구 풀필먼트센터(통합물류센터)를 방문할 때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 밖에도 트럼프 당선인이 차기 행정부 재무장관 후보자로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진 케빈 워시 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도 쿠팡 출신이다. 워시는 쿠팡이 뉴욕증시에 상장하기 전인 2019년 쿠팡Inc의 이사회 멤버로 영입됐고, 현재 쿠팡 이사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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