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 속 매수 심리가 위축되며 서울 아파트 거래가 3개월 연속 줄어들었다. 가격 상승 폭 둔화 흐름이 지속하는 가운데 서울 부동산 매매가격 전망지수도 7개월 만에 ‘하락 전망’으로 전환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에 나섰으나 부동산 거래 비수기에 접어든 데다 금융권의 대출 규제 기조도 이어질 것으로 보여 당분간 ‘숨 고르기’ 장세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9일 국토교통부의 10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4000가구로, 전월(4951가구)보다 19.2% 감소했다. 이는 올해 4월(4840건)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적은 거래량이다.
앞서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해 12월 1790건에서 올해 7월 9518건으로 7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으나 8월(7609건)부터 꺾이기 시작했다. 정부가 대출 한도를 줄이는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시행에 나선 9월에는 4951건으로 떨어졌다.
◆가격 상승 폭 갈수록 축소…향후 ‘하락 전망’ 우세해져
가격 상승 폭도 갈수록 움츠러드는 모습이다. 한국부동산원의 ‘11월 넷째 주(25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을 보면 이번주 서울 아파트값은 0.04% 오르며 36주 연속 상승했지만, 상승 폭은 전주(0.06%)보다 0.02%포인트 축소됐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 폭은 10월 둘째 주(0.11%) 이후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부동산원은 대출 규제와 더불어 최근의 가격 급등에 따른 피로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해석했다. 다만 일부 신축 단지와 재건축 사업 추진 단지에서는 상승 거래가 발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업계의 향후 가격 상승 전망도 비관적으로 돌아섰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이달 서울 매매가격 전망지수는 전월 대비 6.6포인트 떨어진 94.0을 기록하면서 7개월 만에 하락 전망으로 전환했다.
매매가격 전망지수는 KB부동산이 표본 공인중개사들을 대상으로 해당 지역 가격이 향후 상승할 것인지, 하락할 것인지 조사해 0∼200 범위로 나타낸 것이다. 지수가 기준선인 100보다 낮을수록 하락 예상 비중이 높다는 뜻이며, 100을 초과할 경우 그 반대를 뜻한다.
서울 매매가격 전망지수는 올해 4월 98.5에서 5월 102.1로 올라서면서 집값 상승 전망이 더 우세해진 뒤 7월 127.2까지 치솟았으나 8월(124.1)부터 내림세를 보였다. 10월(100.6)까지는 상승 전망이 우세했지만, 이달 들어서는 하락 전망이 더 많아졌다.
◆“기준금리 인하에도 당분간 관망세 지속할 것”
전날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3.25%에서 3.00%로 0.25%포인트 하향 조정했으나, 가계부채 억제를 위한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 움직임은 계속되는 만큼 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겨울 계절적 비수기에 금융권 여신 태도도 보수적일 전망이라 (한은의) 2차례에 걸친 연이은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주택 거래시장의 숨 고르기와 수요자 관망이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연말 주택 거래 총량은 지난해 말 수준까지 감소하고 가격 흐름도 보합 또는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부동산R114는 이날 보고서에서 “최근 2년(2022∼2023년) 동안 부동산 시장이 약세를 보였던 주요 원인이 2021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금리 인상 충격파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부동산 시장에서는 호재성 이슈로 볼 수 있다”면서도 “한은 총재의 언론 인터뷰처럼 급격한 인상 이후 급격한 인하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만큼, 금리 인하가 시작된 것만으로 레버리지 투자가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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