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기후에 국제 카카오값 급등 여파
높은 가격 이어질 전망…과자 기업 울상
지구온난화에 따른 이상기후 현상으로 인해 초콜릿의 주원료인 카카오 시세가 폭등했다. 원재료비 부담이 커진 오리온과 해태제과는 내일(1일)부터 초코과자의 가격을 최대 20% 인상한다.
30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오리온은 내달 1일부터 초코송이 등 13개 제품 가격을 평균 10.6% 인상한다. 오리온이 마지막으로 제품 가격을 올린 건 2022년 9월로, 이번 인상은 약 2년 만이다.
가격 인상률은 ▲초코송이 20%(소비자가격 기준 1000원→1200원) ▲비쵸비 20%(3000원→3600원) ▲촉촉한초코칩 16.6%(2400원→2800원) ▲마켓오브라우니 10%(3000원→3300원) 등이다.
다만, 초코파이는 이번 인상 품목에서 제외됐으며, 투유 등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일부 제품은 당분간 공급을 중단하기로 했다.
해태제과는 내달 1일부터 홈런볼과 자유시간 등 10개 제품의 가격을 평균 8.6% 올린다. 해태제과가 마지막으로 가격을 인상한 건 2022년 5월로, 이번 인상은 약 2년 6개월 만이다.
가격 인상률은 ▲자유시간 20%(소비자가격 기준 1000원→1200원) ▲홈런볼 11.8%(1700원→1900원) ▲포키 11.8%(1700원→1900원) ▲오예스 10%(6000원→6600원) ▲롤리폴리 5.9%(1700원→1800원) ▲초코픽 5.9%(1700원→1800원) 등이다.
앞서 롯데웰푸드는 지난 6월 가나초콜릿 등 17종 초콜릿 과자 가격을 평균 12% 올렸다.
가격 인상률은 ▲가나초콜릿 16.7%(소비자가격 기준 1200원→1400원) ▲크런키 16.7%(1200원→1400원) ▲ABC초코 10%(6000원→6600원) ▲빈츠 7.1%(2800원→3000원) 등이다.
카카오 가격이 오르기 시작한 것은 약 1년 전부터다.
수십 년째 1t당 2000~4000달러 선에 머물던 국제 카카오 가격은 지난해 11월 4000달러를 넘어선 뒤 현재 8000달러대에 머물고 있다. 지난 4월에는 1t당 1만2000달러까지 치솟았다.
카카오 가격이 급등한 이유는 지난해 발생한 엘니뇨(태평양 감시 구역의 온도가 평년보다 1.5도 이상 높아지는 현상) 때문이다.
카카오는 코트디부아르, 가나 등 서아프리카에서 전체의 70%가 생산된다. 그런데 작년에 발생한 엘니뇨로 이 지역 날씨가 건조해져 카카오 나무가 말라붙었다. 게다가 카카오 나무에 곰팡이가 피는 ‘검은 꼬투리병’이 유행해 작황이 더욱 좋지 않았다.
카카오 나무를 다시 키우는 데 약 7년이 걸리는 만큼, ‘초코플레이션(초콜릿+인플레이션)’이 단시간 내 해결되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카카오 소비가 많은 기업들은 향후 제품 값을 올리거나 초콜릿을 덜 넣어 제품 값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초코 제품의 원재료(코코아) 가격 급등이 각 사의 제품 가격 인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원재료 가격은 기후 변화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결정되는데, 시장은 지구온난화에 따른 이상기후 현상 등을 이유로 향후 수년간 카카오와 견과류의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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