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2018년에 석사 과정을 밟기 위해 한국에 처음 왔다. 한국으로 오기로 한 이유 중에는 한국 드라마로 촉발된 한국어와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 한국 음식에 대한 호기심도 있었다. 석사 과정 동안 이 모든 것을 마음껏 경험할 수 있었다. 이런 것들을 경험하면서 나는 한국에 계속 사는 것도 괜찮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졸업 후에는 한국에서 계속 살고 싶은 이유가 하나 더 추가되었다. 그것은 한국이 참 안전한 나라라는 것이었다. 안전한 생활환경 속에서 사는 것이 삶의 질을 크게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라는 것을 실감하게 된 것이다.
한국에 처음 왔을 때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어느 날 친구와 함께 카페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옆 테이블에는 두 사람이 앉아 공부하고 있었다. 얼마가 지나 두 사람은 노트북과 지갑 등을 그대로 둔 채 담배를 피우러 밖으로 나갔다. 그 모습은 나에게 큰 충격이었다. 왜냐하면 누가 노트북과 지갑을 훔쳐 가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기 때문이다. 나보다 먼저 한국에 온 한 친구에게 나의 놀라움을 이야기했더니, 그 친구는 “한국은 CCTV가 많아서 안전한 나라야”라며 공공장소에서 물건 도난에 대해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당시에는 믿기 어려웠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게 사실임을 알게 되었다.
또 하나 놀랐던 점은 택배 시스템이었다. 한국에서는 집에 사람이 없으면 택배물을 문 앞에 두고 간다. 튀르키예의 경우에는 집에 사람이 없으면 택배물을 다시 가져가고, 사람들은 직접 택배사에 가서 택배물을 찾아야 한다. 한국에 오기 전에는 이 방식이 너무나도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한국에 어느 정도 살다 보니 내 생각도 조금씩 달라졌다. 그래서 한국에서 생활하다 잠시 튀르키예를 들렀을 때는 튀르키예 택배 시스템이 상당히 번거로움을 느끼게 되었다. 튀르키예에서는 문 앞에 택배를 두고 가면 물건을 도난당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이런 걱정을 할 필요가 거의 없다.
또 혼자 여행을 다닐 때도 한국에서의 안전함을 느낄 수 있다. 특히 한밤에도 별다른 걱정 없이 혼자 돌아다닐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반면 튀르키예에서는 혼자 여행하면 낮에는 비교적 안전하게 구경할 수 있지만 밤에는 그렇지 않아 이렇게 하는 것을 가능한 한 삼갔다. 이러한 차이는 여행 중 느끼는 마음의 평온함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런 경험은 나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 온 외국인들도 공감할 부분이라 생각한다. 한국의 안전함이 CCTV와 같은 기술적 요소 덕분이라는 생각도 들지만, 한편으로는 원래부터 안전한 나라였는지, 혹은 이렇게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해왔는지 궁금해지기도 한다. 다른 나라들이 한국처럼 안전한 생활환경을 갖추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러한 질문은 한국의 사회시스템을 이해하고, 나아가 글로벌 사회의 안전 수준을 향상시키는 데 있어 많은 시사점을 제공한다.
안전한 환경 속에서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은 단순한 삶의 편의를 넘어 개인의 행복과 만족도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한국에서 생활하며 느꼈던 이러한 안전함은 앞으로도 내가 한국에서 계속 살고 싶게 만드는 중요한 이유가 될 것이다.
알툰 하미데 큐브라 남서울대학교 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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