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두 번째 탄핵소추안 표결을 하루 앞두고 문화예술계에서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요구하는 성명이 이어지고 있다. 영화계·방송계에 이어 미술계 인사 638명도 13일 윤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요구했다.
시각 예술 분야에서 활동하는 작가, 기획자 등 638명은 이날 긴급 성명을 발표하며 “윤석열 대통령은 지금 당장, 즉시 퇴진하라”고 촉구했다. 미술계가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미술계가 단독으로 목소리를 낸 건 처음이다.
이들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대통령에 의해 짓밟혔다”며 “헌법을 짓밟고 국민의 신뢰를 저버린 대통령은 자유와 예술, 그리고 민주주의의 적”이라고 비판했다.
지난 7일 국회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부결된 것을 두고는 “대한민국의 헌법과 국민의 목소리를 외면한 참담한 결정”이었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부끄러운 현실을 캔버스에 새기고, 조각으로 빚으며, 참담히 짓밟힌 현실을 시각예술의 언어로 고발할 것”이라며 “시각예술의 힘으로 민주주의를 지키겠다”고 밝혔다.
이날 한국방송작가협회도 윤 대통령 탄핵 촉구 성명서를 내고 “더는 단 한 순간도 이 나라의 대통령이어서는 안 된다”며 “지금 당장 탄핵하고 구속·수사·처벌하라”고 촉구했다.
이 성명에는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의 박해영, ‘경성크리처’의 강은경, ‘더 글로리’의 김은숙, ‘열혈사제’의 박재범, ‘셀러브리티’의 김이영, ‘응답하라’ 시리즈의 이우정 작가를 비롯해 예능 ‘피지컬 100’의 강숙경, ‘흑백요리사’의 모은설 작가 등이 참여했다.
방송작가들은 특히 계엄사령부 포고령 3항인 ‘모든 언론과 출판은 계엄사의 통제를 받는다’라는 문구에 대해 “군홧발로 머리를 짓밟히는 생생한 충격이었다”고 밝혔다,
또 “현실의 전초기지로서 시대와 가장 맞닿아있는 방송 현장에 ‘계엄의 전조’가 난입한 지는 오래되었다”며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이후 프로그램 폐지, 진행자 교체 및 방송사 사장의 낙하산 임명 등을 꼬집었다.
협회는 12일 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에 대해서도 “아직 민의의 전당인 국회를 짓밟던 그날의 망상에서 깨지 않았다. 국민을 향해 겨눴던 총을 손에서 내려놓지 않았다”고 비판하며 “이런 ‘미치광이 캐릭터’의 주인공의 엔딩은 하나뿐이다. 지금 당장 윤석열을 탄핵하고 구속·수사·처벌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영화계도 지난 7일에 이어 이날 ‘2차 긴급 성명’을 발표했다. ‘서울의봄’ 김성수 감독, ‘범죄도시’ 강윤성 감독 등과 한국영화감독조합(DGK) 등 영화단체들은 이날 배포한 ‘2차 긴급성명’에서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은 이제라도 본연의 역할을 다해야 한다”며 “‘내란죄 현행범’ 윤석열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정하고, 비상계엄을 위헌으로 판단한다면 좌고우면하지 말고 표결에 참여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성명에는 영화감독 김성수, 강윤성, 이준익, 장항준, 이명세, 허진호, 원신연, 강형철, 이경미 등 80개 단체, 6388명이 이름을 올렸다. 앞서 지난 7일 나온 1차 성명에는 81개 단체 3007명이 함께했다. 당시 영화감독 박찬욱, 봉준호, 장준환, 민용근, 부지영, 변영주, 정지영, 영화배우 문소리 등이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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