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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계엄 때 경제·외교 조치사항 전달했나… 국회서 증언 나와 [비상계엄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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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12-13 20:53:16 수정 : 2024-12-13 20:5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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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목·조태열 “‘참고하라’며 종이 한 장 건네”

윤석열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 선포 당일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조태열 외교부 장관에게 경제·외교 분야 조치사항을 담은 종이를 각각 전달했다는 증언이 13일 나왔다. 윤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에서 밝힌대로 계엄의 목적이 ‘국회에 대한 경고성 조치’가 아닌, 계엄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냔 의혹이 제기된다.

 

최 부총리와 조 장관은 이날 국회 긴급현안질문에 출석해 이 같이 밝혔다. 최 부총리는 “(윤 대통령이) 계엄 발표 후 갑자기 저한테 ‘참고하라'며 접은 종이를 줬다“며 “당시에는 경황이 없어서 무슨 내용인지 모르고 주머니에 넣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종이가 한 장짜리였고, 접혀 있었다고 전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에서 긴급 대국민담화를 발표하며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있는 모습. YTN뉴스 화면 캡처

이어 최 부총리는 “그 종이를 받은 것을 인지 못 한 채로 (4일 새벽) 1시쯤에 (기재부) 간부 회의를 했고, 회의가 끝날 때쯤 기재부 차관보가 리마인드(상기)를 해줘서 그때 (종이를) 확인해봤다”며 “그 내용은 ‘계엄 상황에서 재정 자금을, 유동성 확보를 잘 하라’는 문장이, 그런 한두 개 정도 글씨가 쓰여 있었다”고 덧붙였다.

 

조 장관은 “(계엄 선포 당일 오후) 8시50분쯤 (대통령실에) 도착해 9시쯤 집무실로 안내 받아서 들어가 보니까 너댓분 국무위원들이 미리 와 있었다”며 “자리에 앉자마자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할 계획’이라고 말씀하며 종이 한 장을 주셨다”고 했다. 그는 “그 속에는 외교부 장관이 조치할 간략한 몇 가지 지시사항이 있었다”며 “재외공관이라는 단어만 기억난다. 서너줄 줄글로 돼 있었다. 특별한 내용이 있었던 게 아니고 일반적인, 이런 상황에서 했을 조치들이라고 생각하고 그냥 내려놨다”고 부연했다.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의원은 이와 관련, “국회를 향해 경고성 계엄을 한 것이라면 이렇게 체계적으로 계엄 이후 경제·외교 관련 지시사항이 담긴 문건을 줄 리가 만무하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윤종오 의원은 ‘기재부·외교부 이외에 조치사항을 전달 받은 부처는 손을 들라’고 했지만, 아무도 손을 들진 않았다.

 

이날 국무위원 증언을 토대로 지난 3일 밤 계엄 선포 전후 정황과 윤 대통령과 국무위원들간 대화 내용 등이 추가로 확인됐다.

 

당시 오후 9시를 전후로 도착한 한덕수 국무총리와 최 부총리, 조 장관 등은 먼저 대통령 집무실로 안내받았고,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처음 비상계엄 선포 계획을 밝혔다고 한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박성재 법무부 장관, 김용호 통일부 장관, 조태용 국가정보원장 등이 함께한 것으로 파악됐다.

 

조 장관은 자신이 즉각 대통령에게 재고를 요청했다면서 “대통령은 어제(12일) 담화와 비슷한 취지의 내용을 말씀하시면서 ‘이것은 내 판단에 의해서 하는 것’이라며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이후 국무위원들은 집무실에서 나와 접견실에서 한 시간가량 더 대기했고, 이 과정에서 한 총리와 최 부총리,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 등이 집무실을 오가며 설득을 시도했다고 조 장관은 전했다.

 

최 부총리는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너무 심대하다’며 계엄 선포에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계엄을 선포하러 집무실 밖으로 나온 윤 대통령을 다시 한 번 만류했으나 대통령은 ‘상황이 이미 다 종료된, 그런 급박한 상황이기 때문에 더 이상 무를 수 없다’고 답했다는 게 조 장관의 증언이다.

 

상당수 국무위원이 당일 국무회의 소집 연락 자체를 받지 못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민주당 임미애 의원은 이날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 김완섭 환경부 장관,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강정애 국가보훈부 장관을 차례로 호명해 답변을 요구했고, 이 중 박 장관 1명만이 연락을 받았다고 답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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