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가운데 국회의장과 여야 대표는 일제히 이번 탄핵안 가결이 ‘국민의 뜻’이라고 강조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이날 본회의에서 탄핵안 가결 선언 직후 “국민의 대표로서 엄숙히 선서한 헌법 준수 약속에 따른 결정”이라며 “비상계엄이 선포된 그 순간부터 오늘 이 순간까지 국민이 보여준 민주주의에 대한 간절함과 용기, 헌신이 이 결정을 이끌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민주주의는 국민의 삶으로 증명된다. 이제 함께 한 걸음 더 다음 단계로 나아가자”며 “국민 생업과 일상이 빠르게 안정되고 모든 면에서 대내외적 불안이 커지지 않도록 국회와 정부가 합심하고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가결 직후 국회 앞 집회 현장에 나가 탄핵안 가결과 관련해 “국민 여러분들께서 새로운 역사를 쓰고 계씨는 것”이라며 “전 세계에 없는 무혈촛불혁명을 이뤄냈던 것처럼, 다시 빛의 혁명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했다. 다만 그는 “1차전 승리를 축하드리고 감사드린다”며 “이제 겨우 작은 산 하나를 넘었을 뿐이다. 우리 앞에 더 크고 험한 산이 기다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더 크고 험한 산’은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을 가리키는 걸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이 순간 승리를 자축하며 헤어질 것이 아니라, 신속하고 엄정한 책임, 윤석열에 대한 파면 처분이 가장 빠른 시간 내에 이뤄질 수 있도록, 우리가 계속 함께 싸워야 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사실상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둔 발언도 내놨다. 그는 “지난 촛불혁명으로 세상이 바뀌는 줄 알았지만, 권력은 바뀌었는데 왜 나의 삶은 바뀐 게 없느냐, 이 사회는 왜 바뀌지 않느냐고 질타하신 분들을, 그 많은 국민들의 따가운 질책을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집권한 문재인정부에 대한 부정적 평가를 사실상 거론한 것이다. 이 대표는 “정치는 정치인들이 하는 것 같아도, 결국은 국민이 하는 것”이라며 “국민의 충직한 도구로서 국민의 명령을 충실하게 이행하는 머슴으로서, 국민의 주권 의지가 일상적으로 관철되는 진정한 민주국가,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을 함께 만들어 가자”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탄핵안 가결 직후 비상의원총회를 진행했다. 의총 종료 후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기자들을 만나 “오늘의 결과가 가장 무겁게 다가온다”며 “집권여당 대표로서 국민과 함께 잘못을 바로잡겠다. 헌법과 민주주의를 지키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당내에서 사퇴 주장이 나오는 가운데 한 대표는 “저는 직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탄핵안 가결에 대해 “저는 대통령 직무정지가 시급히 필요한 상황이라 판단했고, 그 과정에서 나라와 국민만 생각했다.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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