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대한민국 '속'을 채우자] “인물·정책 판단 기준… 이념 아닌 국가·국민”

관련이슈 대한민국 '속'을 채우자

입력 : 2013-02-19 18:22:43 수정 : 2013-02-19 18:22:43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이만섭 前 국회의장
“인물이나 정책을 평가할 때 보수와 진보의 이분법으로 재단하는 게 문제다.”

이만섭(81·사진) 전 국회의장은 19일 전화 인터뷰에서 우리 사회 이념갈등의 원인을 이렇게 진단했다. 이 전 의장은 이념보다 국익과 국민 편에서 소신을 피력하고 쓴소리를 아끼지 않아온 몇 안되는 ‘국가 원로’다.

이 전 의장은 사회통합의 걸림돌로 관념적인 보수와 진보로 갈려 ‘우리 편’이 아닌 사람과 정책 현안은 무조건 거부하는 행태를 지목했다.

특히 보수·진보 진영을 대표하는 정치세력들의 책임이 적지 않다고 꾸짖었다. “정책이나 법안을 만들 때 정치권이 국가와 국민에게 도움이 되느냐 안 되느냐를 판단 기준으로 해야지 이념적 접근을 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보수·진보 정권과 정당들이 진영 논리에 치우쳐 주요 정책과 현안을 밀어붙이거나 무조건 반대하면서 각 지지층의 대립과 국론 분열을 일으킨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전 의장이 과거 의정활동 경험을 곁들이며 이념 갈등 해소를 위한 정치권의 각성을 촉구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는 1964년 당시 6대 국회에서 남북가족면회소설치 결의안을 제안했다. ‘반공’을 국시로 삼았던 박정희 군사정권의 서슬이 시퍼렀던 때였다.

자신은 중앙정보부의 위협을 받았고, 결의안도 정권의 방해로 본회의 상정이 무산됐지만 향후 남북이산가족찾기의 효시가 됐다. 또 우리 국민이 주한미군에게 억울한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같은 해 한·미행정협정(SOFA·미군주둔지위협정) 체결 촉구결의안을 내 여야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주인공이기도 하다.

이 전 의장은 “헌법 가치를 누구보다 존중하고 철저한 자유민주주의 신봉자이지만 그 엄혹한 시기에 내가 주장한 정책은 어느 진보보다 앞선 진보였다”며 “주변에서는 나를 ‘개혁적 보수’라고 하는데 나 스스로는 ‘진보적 보수’라고 생각하는 이유”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참다운 보수’와 ‘참다운 진보’가 돼야 우리 사회가 건강하고 생산적인 이념논쟁의 장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 전 의장은 “보수가 젊은이들에게 매력이 없는 것은 부정부패를 일삼고 기득권 유지에 급급한 탓”이라며 끊임없는 개혁을 주문했다. 또 “진보는 친북이나 종북세력으로 오해받지 않도록 노력하고 ‘깨끗하고 건전한 진보’로 거듭나야 국가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했다. 특히 지난 대선에서 보듯 이념에 치우치지 않은 중도층의 확장은 나라를 위해 바람직하고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이강은 기자 kelee@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아일릿 이로하 '매력적인 미소'
  • 아일릿 민주 '귀여운 토끼상'
  • 임수향 '시크한 매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