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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이 미래다] ④ 창조경제 젖줄 코넥스 되살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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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3-10-09 18:57:07 수정 : 2013-10-09 19:5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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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마른 코넥스… 유망종목 발굴·투자자 확대 만이 살 길 창조경제 젖줄이 마르고 있다.

‘돈 가뭄’을 겪는 창업 초기의 벤처·중소기업에 자금을 원활하게 공급할 목적으로 지난 7월1일 문을 연 제3의 주식시장인 코넥스가 지난 8일로 출범 100일을 맞았지만, 거래 열기는 갈수록 식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이 신뢰를 보이지 않고 있는 데다 개인 투자자는 ‘예탁금 장벽’에 가로막혀 지난달부터 거래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증권가 전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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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량, 거래금액 줄어 시가총액 후퇴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중소기업 전용 증시 코넥스는 문을 연 첫달인 지난 7월 하루 평균 거래량이 7만1030주에 달했던 데 비해 지난달에는 2만6878주로 3분의 1 수준까지 떨어졌다.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반토막 수준이다. 같은 기간 4억4000만원에서 2억2000만원으로 급감한 것이다.

이달 들어 8일 현재 거래량은 5만8400주, 거래금은 3억7000만원으로 각각 나아지긴 했지만, 거래일 간 편차가 심해 회복을 점치기는 아직 이르다.

더욱 큰 문제는 상장기업 주식의 가치를 평가하는 척도인 시가총액이 9월 이후 줄곧 감소세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데 있다. 월말 기준으로 코넥스 시장의 시총은 7월 4964억1000만원에서 8월 5465억5000만원으로 늘었다가 9월을 맞아 5447억5000만원으로 감소했다. 8일 현재 시총은 5273억6000만원에 그쳐 거래량과 거래금 증가에도 오히려 뒷걸음질쳤다.

코스피, 코스닥 시장과 비교하면 코넥스의 거래 부진은 더욱 두드러진다.

지난 8월과 9월을 비교하면 코스피와 코스닥 시총은 각각 1128조2000억원에서 1168조원, 120조100억원에서 124조6000억원으로 늘었다.

특히 코스피는 하루 평균 거래량 감소에도 거래금은 3조8000억원에서 4조5000억원으로 늘어나는 저력을 과시했다. 따라서 증시 전체가 침체를 맞아 코넥스의 시총 감소와 거래 부진이 나타났다고 보기는 어렵다.

코넥스 개별종목을 봐도 성장세는 지지부진하다. 개장 후 64거래일 동안 50거래일 이상 매매가 체결된 종목은 하이로닉, 랩지노믹스, 태양기계, 아이티센시스템즈, 아진엑스텍 5곳에 불과했다. 비앤에스미디어는 단 2거래일에만 거래가 있었고, 그나마 8∼9월에는 1주도 거래되지 않았다. 상장기업도 출범 당시 21곳에서 8일 현재 24곳으로 소폭 증가에 그쳤다.

◆외국인, 기관 투자자 “믿지 못하겠다” 외면

코넥스의 거래 부진은 ‘큰손’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이 무관심한 데다 ‘개미’로 불리는 개인 투자자들은 높은 진입장벽에 가로막혀 있는 현실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상장기업 모임인 코넥스협의회 측의 분석이다.

지난달 현재 외국인 주식이 코넥스 시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04%에 불과하다. 같은달 기준으로 외국인 비중이 34.65%인 코스피는 물론이고, 9.70%인 코스닥과 비교해도 턱없이 적다. 이들 증시 전체의 시총에서 외국인의 비중은 32.23%이다. 외국인은 코넥스가 개장한 지 한달이 지난 8월1일 첫거래를 틀 정도로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외국인은 물론이고 기관 투자자도 기업정보가 부족한 코넥스 시장을 아직 신뢰하지 못하는 편”이라며 “기업가치에 비해 코넥스 상장기업의 주가는 저평가돼 있지만, 상장기업 중 아직 이렇다 할 실적을 낸 곳을 찾기 힘든 것도 거래 부진의 원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코넥스 상장기업인 알루미늄 제련·정련업체 스탠다드펌이 산업은행을 대상으로 25억원 규모의 전환사채 발행에 성공하는 등 긍정적인 기류도 감지되고 있지만, 개장 100일 만에 1개 기업만 자금조달 성과를 낸 만큼 매력적인 투자처로 부상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기관 투자자는 코넥스 거래금 중 비중이 30%대에 그쳐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여전히 코넥스 상장기업에 대한 정보를 수집·분석하는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 증권업계 관측이다.

그나마 거래금의 60% 이상을 차지하며 비교적 활발하게 시장에 참여 중인 개인 투자자도 높은 진입 문턱에 막혀 있어 거래 활성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것이 코넥스상장협의회 측 하소연이다.

개인 투자자가 코넥스 시장에 참여하려면 예탁금으로 3억원을 맡겨야 하는데 그 부담이 크다는 것이다.

시장에서 유통되는 주식 수가 적다는 점도 거래 부진을 초래한 것으로 지목된다. 코넥스 상장기업은 대체로 대주주와 벤처 캐피털의 지분비율이 높은데, 이들이 저평가된 주가를 이유로 적극적으로 물량을 내놓지 않고 있는 데서 비롯된 현상이다.

투자자가 사려 해도 유통주식이 없으니 거래가 줄 수밖에 없고, 매수된 물량은 다시 시장으로 나오지 않는 과정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 증권업계 분석이다.

이처럼 시장이 활성화되지 못하다 보니 코넥스 상장기업이 투자나 자금조달에서 좀처럼 성과를 내지 못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코넥스 상장기업의 한 대표이사는 “시장 활성화가 되지 않으니 기관과 투자를 논의할 때 어려움을 겪는다”며 “거래량이 불안정하기 때문에 코넥스 시세를 100% 인정할 수 없다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고 토로했다.

황계식 기자 cul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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