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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이 미래다] ⑧ 창업 성공 사다리를 놓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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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3-12-05 06:00:00 수정 : 2013-12-05 10: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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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 밸리’ 뛰어넘어라… 초기 진입때 멘토링이 성패 좌우
지난달 14일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의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는 창조경제타운에 아이디어를 등록한 제안자들이 산·학·연·관 전문가로 꾸려진 멘토 앞에서 5분여 동안 자신의 구상을 소개하고 조언을 듣는 멘토링 자리가 마련됐다.


정부가 국민 아이디어의 사업화를 도우려고 개설한 창조경제타운 포털 사이트에 등록된 아이디어 3500여개 중 우수한 50여개를 제안한 이들은 이날 ‘창조경제타운 멘토링 워크숍’이라는 이름으로 열린 이 행사에서 멘토를 자청한 전문가 앞에서 아이디어를 발표하고 보완점을 새겨들었다.

멘토들이 내린 평가에 “만족한다”는 반응을 보인 참가자도 꽤 됐지만, 불만을 토로한 이들도 여럿 있었다.

한 제안자는 “내 발명품이 시장에서 통할지 알고 싶었는데, 그렇게 콕 집어 마케팅이나 사업화에 대해 조언해주는 멘토가 없다”며 “시장을 잘 아는 관련 기업이 멘토로 나섰으면 좋았을 것 같다”고 서운해했다.

다른 참가자도 “대학이나 정부 출연 연구소 출신 멘토들이 지적한 내용은 익히 알고 있는 것들이라 이 아이디어를 계속 파야 할지, 집어치우고 다른 아이디어에 정력을 쏟아야 할지 판단이 안 선다”고 혼란스러워했다.

정유사를 비롯한 특정 기업에서 요긴하게 쓰일 수 있는 발명품도 있었지만, 관련 기업에서 나온 멘토가 없어 허탕만 치고 돌아가는 이들도 더러 있었다.

4일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전날 현재 창조경제타운에 등록된 멘토는 2790명이고, 이 중 기업 출신은 18%에 달한다. 금융사에서 일하는 이들이 상당수인 데다 전문업종도 정보기술(IT)에 치우쳐 있어 전 업종에 걸쳐 아이디어를 쏟아내는 제안자들의 멘토링 수요를 감당하기는 버거운 형편이다. 지난달 말 SK그룹이 기업 멘토단으로는 처음으로 등록했고, LG와 삼성이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다른 기업의 참여는 아직 소식이 없다. 구글, 시스코, 야후 등이 멘토링과 자금 지원을 통해 벤처기업을 키운 뒤 인수·합병(M&A)을 통해 그 혁신기술을 흡수하는 미국의 ‘창업 생태계’와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국내에서도 IT 기업을 중심으로 멘토링을 통한 벤처기업과의 동반성장 문화가 싹트고 있지만, 대기업이 멘토링을 통해 유망한 벤처기업을 발굴해 지원, 인수·합병을 거쳐 새로운 사업 기회로 삼는 사례는 드문 편이다.

그나마 창조경제타운에 참여하는 SK가 아이디어 가운데 사업 분야에 해당하는 우수한 아이디어를 골라 지원 프로그램에 연계시킬 계획이다.

개인이나 회사의 아이디어를 시장에 맞게 갈고 닦는 한편 자금 조달을 비롯한 사업화까지 이끌어주는 창업 멘토링은 초기기업의 생사와 직결되는 요인이다. 

2007∼11년 국세 통계에 따르면 신설법인의 3년 미만 폐업 비중은 46.4%로 절반에 육박한다. 개인 사업자까지 더하면 58.6%가 3년이 안 돼 문을 닫았다.

벤처업계는 이 기간을 ‘데스 밸리’(Death valley·죽음의 계곡)라 부른다. 이 기간 멘토링에 힘입어 시간과 비용을 낭비하지 않고 사업화로 직행한 기업은 ‘장수’하지만 그렇지 못한 기업은 단명에 그치는 것이 통례이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응용 프로그램) 기업에 멘토링을 지원한 결과 이를 받지 못한 기업보다 성공할 확률이 5배 높았다는 한국생산성본부 글로벌앱지원센터의 조사결과도 있다.

창업교육이 부실해 멘토링에 대한 갈증이 큰 우리 실정으로 봐도 그 중요성은 간과할 수 없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지난 10월 50대 이하 전국 성인남녀 81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창업 활성화 방안으로 ‘멘토 연결’을 꼽은 이는 창업자 중 10.1%, 비창업자 중 10.9%를 각각 차지했다.

각각 47.7%와 36.9%를 꼽은 ‘창업 컨설팅’ 의견도 사실상 멘토링을 의미하는 만큼 창업자 과반, 비창업자 절반 가까이 멘토링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창업 멘토링이 일반화되지 못하다 보니 ‘창업 아이디어가 있어도 누구와 상담할지 모르겠다’는 응답이 22.4%에 달했다.

멘토링을 지원해주는 정부 창업기관과 상담하겠다는 응답은 41.9%에 그쳤다. 이들 중 85.2%는 창업과 관련한 교육을 받은 경험이 없었고, 그 결과 82.3%는 ‘창업하는 방법을 모른다’고 답했다. 연구원의 장후석 연구위원은 “창업을 활성화하려면 아이디어를 창업으로 연결하는 체계적인 시스템이나 멘토와의 연결 등을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내에서 창업 멘토링을 지원받은 수 있는 기관은 창조경제타운 말고도 여러 곳이 있다.

서울 마포구 상암동의 누리꿈스퀘어에 자리 잡은 ‘벤처 1세대 멘토링 센터’가 대표적이다. 이 센터는 기존 일회성, 강의 위주의 프로그램에서 벗어나 벤처기업협회, 청년기업가정신재단 등에서 추천받은 벤처 1세대를 중심으로 상시적인 멘토링 지원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중소기업청과 벤처기업협회가 공동 발족한 ‘청년창업 멘토링 서포터즈’는 온라인으로 정보를 제공하는 한편 분기별로 협력 상담회를 연다.

황계식 기자 cul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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