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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깎이 사수' 세계新 명중…더블 트랩 여왕 등극

관련이슈 2014 인천아시안게임-화제의 선수

입력 : 2014-09-25 19:15:04 수정 : 2014-09-26 01: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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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진, 개인전 금메달 ‘늦깎이 사수’인 김미진(35·제천시청)이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더블 트랩의 여왕으로 등극했다.

김미진은 25일 경기 화성 경기도종합사격장에서 열린 인천아시안게임 사격 여자 더블트랩 개인전에서 110점을 기록, 108점을 쏜 중국의 장야페이를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한국 사격 대표팀의 이번 대회 7번째 금메달. 김미진은 이보나(한화갤러리아), 손혜경(제천시청)과 함께 나간 단체전에서도 314점으로 중국(315점)에 이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미진은 경기 뒤 외할머니와 함께 응원온 아들 연호(6)를 꼭 끌어안았다. 아들도 밝게 웃으며 엄마의 우승을 기원하며 전날 밤 그린 그림을 보여줬다. 태극기와 총이 그려진 그림에는 ‘아시아게임, 총, 엄마 화이팅’이라고 적혀 있었다.

중학교 때 공기소총으로 사격에 입문한 김미진은 뒤늦게 더블트랩 종목으로 바꿔 빛을 본 사수다. 한국체대 재학 시절까지 소총 선수였으나 성적이 나오지 않아 선수를 그만두고 대학원에 진학했다. 그러던 그가 클레이종목인 더블트랩에 관심을 두게 된 것은 우연한 계기에서였다. 태릉 클레이사격장에서 일반인을 상대로 클레이 사격을 가르쳐주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클레이의 매력에 눈을 뜬 것이다.

한국 사격 대표팀의 김미진이 25일 경기 화성 경기도종합사격장에서 열린 인천아시안게임 사격 여자 더블 트랩 결승전 도중 호흡을 가다듬고 있다. 김미진은 세계기록(110점)을 작성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화성=연합뉴스
한참을 고민하던 그에게 더블트랩을 권한 것은 남편인 손상원(41) KB국민은행 감독이었다. 둘은 2002년 서울 노원구청 소속 선수와 한국체대 대학생으로 만났다. 당시 김미진의 팀은 실탄을 구하려면 노원구청에서 챙겨와야 했다. 오며 가며 얼굴을 익히다가 김미진의 ‘아저씨’는 ‘오빠’가 됐다. 결국 1년 반의 연애 끝에 둘은 2003년 웨딩마치를 울렸다. 손 감독은 결혼 후 아내에게 테스트라도 받아보자며 지인들에게 테스트해볼 수 있도록 발 벗고 나섰다.

김미진은 “소총에서 기록이 나오지 않아 선수 생활을 포기하고 대학원에 갔는데 태릉 클레이사격장에서 일반인 상대로 클레이를 가르쳐주는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흥미를 느꼈다”며 “남편한테 하고 싶다고 말하니 일단 테스트를 받아보자며 발 벗고 도와줬다”고 돌아봤다.

다시 사격 선수의 길을 걷기 시작하면서부터 김미진은 훈련장과 집 근처를 오가면서 운동에 집중했다. 이 때문에 주말 부부 생활도 감수하고 있다. 남편인 손씨는 서울에서 생활하고 있지만 김미진은 충북 증평의 친정집에 살면서 소속팀 제천시청에서 훈련하고 있다.

김미진은 노력 덕분에 클레이로 전향한 지 1년 만인 2006년 태극마크를 달았다. 소총 선수 시절에 그는 국가대표를 한 적이 없었다.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 더블트랩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딴 그는 2010년 광저우대회 더블트랩 단체전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며 탄탄대로를 걸었다.

김미진은 “작은 표적일 때는 가슴이 두근거려 제대로 쏘지 못했다. 클레이는 안 쏘면 바로 끝나니까 그런 게 없다. 나에게 딱 맞는다”고 말했다.

유해길 선임기자 hky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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