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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살에 볼링공 잡고 27살에 태극마크, 2·3인조 경기 어어 개인종합 金
천재도 둔재도 아닌 보통 선수서 정상급 도약위해 5년간 각고 노력
무릎 부상에도 새 에이스 ‘우뚝’
국가대표 2년차 ‘늦깎이 볼러’ 이나영(28·대전시청·사진)이 한국 선수단 첫 3관왕에 올랐다.

이나영은 30일 인천아시안게임 볼링 여자 5인조까지 치른 결과 개인전과 2·3·5인조 경기에서 총 5132점(평균 213.83점)을 얻어 신리 제인(말레이시아·5095점)을 따돌리고 종합 1위에 올랐다. 2인조와 3인조 경기에서 금메달을 따낸 이나영은 개인종합 우승까지 거머쥐며 3관왕을 달성했다. 이날 5인조에서 6048점을 얻어 싱가포르(6119점)에 이어 은메달에 머무른 여자 대표팀은 대회 2연패 달성에는 실패했다.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볼링 선수의 길에 들어선 이나영은 오랜 시간 주목받지 못했다. 천재는 아니었을지언정 실력이 없는 선수도 아니었다. 국내 대회에서는 종종 입상권에 들었지만 20대 중반이 넘어가도록 국가대표와는 인연이 멀었다. 정상급 선수로 올라서기 위해 5년 동안 피나는 노력을 기울인 결과 지난해 27세의 나이로 당당히 태극마크를 달았다. 이번 대회 여자 대표팀 막내 이영승이 18세라는 점을 고려하면 꽤 늦은 나이다.

한국 볼링 여자 대표팀의 이나영이 30일 안양 호계체육관에서 열린 인천아시안게임 볼링 여자 5인조 경기에서 힘차게 투구하고 있다.
안양=연합뉴스
대회 첫 경기인 개인전에서 동메달을 딴 뒤 이나영은 “스윙 궤도를 곧게 만들기 위해 볼링장에서 훈련하는 것은 물론 집에서도 밴드를 수없이 당겼다”며 “노력해도 안 되는 것이 있는 것 같아 밤마다 울고 마음고생이 심했다”고 힘겨운 준비과정을 털어놨다.

지난해 여름 무릎 연골이 파열되는 부상을 당한 이나영은 지금도 무릎이 좋지 않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번 대회를 앞두고 무릎을 버텨주는 근육을 또 다쳐 경기 때마다 무릎을 테이프로 감아야 했다. 이날도 경기 후 바로 무릎에 얼음찜질을 했다. 그는 “이 정도 부상이 없는 선수는 없다”며 웃어 보였다.

이처럼 부상을 달고 다니면서도 이나영은 인천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여자 볼링의 새로운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개인전에서 한국 선수 중 유일하게 동메달을 목에 건 데 이어 2·3인조와 개인종합에서는 ‘금빛 스트라이크’를 쳤다.

온갖 고생 끝에 아시아 정상에 우뚝 선 이나영은 “한국 대표 선발전은 무척 힘들다”며 “앞으로도 꾸준한 선수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외동딸인 그는 “고생을 마다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지원해 준 부모님 덕분에 힘든 시간을 버틸 수 있었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남자 볼링 대표팀은 남자 5인조에서 합계 6228점으로 정상에 올라 2연패를 달성했다. 남자 대표팀 막내 박종우(23·광양시청)는 개인종합 금메달도 목에 걸어 대회 2관왕에 오르는 겹경사를 누렸다.

인천=이우중 기자 l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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