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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강국의 길을 묻다] 보잉 VS 에어버스…공군 '공중급유기 도입' 2파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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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11-25 20:06:10 수정 : 2014-11-25 22:5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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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체 작아 신속 임무” vs “수송도 척척 다기능”… 열띤 홍보전
‘패자 부활전’

내년 초로 기종 결정이 예정된 공군의 공중급유기 도입사업에서 지난해 말 차기전투기(F-X) 사업에서 고배를 마셨던 ‘미 보잉’과 ‘유럽 에어버스’가 다시 맞붙었다. 4대의 공중급유기 도입에 투입되는 돈은 1조4000억원대. F-X가 F-35A 전투기 40대 도입에 7조3418억원을 쏟아붓는 것과 비교하면 규모는 작은 편이다. 그럼에도 업체 간 경쟁은 치열하다. 전반적으로 세계 항공 군수시장 물량이 감소 추세이기 때문이다. 보잉과 에어버스 모두 공중급유기 사업을 통해 F-X 수주전 패배로 상처입은 자존심을 회복하겠다는 태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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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력을 구성하는 네 가지 요소(방공, 정보, 감시정찰, 원거리 공격 및 공수지원)는 공중급유기를 활용할 경우 한층 강화된다. 공중급유로 출격한 전투기의 체공시간이 연장돼 원거리 작전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공군의 주력 전투기 F-15K가 공중급유기 도움을 받을 경우 체공시간이 최소 2∼3배 이상 늘어나 전투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게 군의 입장이다.

현재 공중급유기 사업은 한국 공군과의 상호 운용성과 효율적 작전 능력을 강조하는 보잉의 KC-46A와 다목적 기능을 앞세운 에어버스사의 A330 MRTT 간 2파전 양상을 띠고 있다. 두 업체 모두 최근 현지공장을 취재진에 공개하는 등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보잉사의 KC-46A는 약 96t의 연료를 충전할 수 있고 최대 114명의 인원을 태울 수 있다. 기체 크기가 작아 급유와 수송 임무를 동시에 수행하기는 어렵지만 짧은 작업시간으로 신속한 임무전환에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좌석이 붙어 있는 팰릿 형식의 비행기 바닥을 떼어 내면 2시간 내에 환자 54명을 실을 수 있는 의료용 수송기로도 용도 변경이 가능하다. 특히 다수의 미국산 전투기를 운용하고 있는 한국 공군과의 상호 운용성은 강점이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에서 북쪽으로 50㎞ 떨어진 에버릿에 위치한 보잉사 공장에서 만난 업체 관계자는 “KC-46A는 장비 부품 조달, 훈련 등을 용이하게 해준다”며 “생화학전과 핵전쟁 상황에서도 운용이 가능하다”는 논리를 폈다. 그렇지만 핵전쟁까지 거론한 것을 두고서는 다소 과장된 측면이 없지 않다는 평가가 나왔다.

팀 노가트 보잉 군용기 담당 부사장은 “수차례 연구 끝에 KC-46A 정도의 크기가 전 세계 공항의 접근성과 수송 능력 면에서 적절하다고 판단했다”면서 “비행기가 크면 클수록 관련 인프라 비용만 늘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에버렛에 위치한 보잉사 생산공장에서 최종 조립작업 중인 KC-46A.
보잉사 제공
하지만 KC-46A는 현재 개발 단계로 검증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게 최대 약점이다. 경쟁기종인 A330 MRTT가 이미 개발이 완료된 반면 KC-46A는 시제기 4대 중 현재 1호기의 생산도 마치지 못한 상태다. 더구나 KC-46A의 개발이 완료되는 2017년은 우리 공군이 1호 공중급유기를 들여오기로 한 시점과 동일해 작전수행능력을 확인하는 데 제약이 있을 수 있다. 중간에 개발이 지연되거나 미 공군의 인도가 우선시되면 도입 차질도 예상된다. 보잉은 미 공군에 2017년 18대를 시작으로 2027년까지 179대의 KC-46A를 인도할 예정이다.

지난 5일(현지시간) 스페인 헤타페 에어버스 공중급유기 공장에서 진행된 현지 브리핑에서 에어버스사는 A330 MRTT가 공중급유, 화물수송, 병력수송 등 다양한 임무를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멀티롤’ 항공기라는 점을 전면에 내세웠다.

민항기용 플랫폼인 A330-200을 기반으로 한 MRTT는 B-767을 개조한 KC-46A에 비해 덩치가 월등히 크다. 자연 더 많은 양의 공중급유와 2배 이상의 인력수송을 감당할 수 있다. A330 MRTT는 날개에만 111t의 연료를 실을 수 있어 공중급유량에서 절대 우위를 보인다. 이 밖에 승객 266명을 태우고 37t의 화물을 실은 채 공중급유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아울러 공중의료 임무도 가능해 군사작전뿐만 아니라 민사작전에 용이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업체 설명이다. 이미 개발이 완료돼 독일, 호주, 아랍에미리트, 사우디아라비아, 싱가포르 등 5개국에 34대가 판매됐으며 인도, 카타르, 프랑스, 스페인 등에 우선협상 대상자로 지정된 상태다.

스페인 헤타페 에어버스 공중급유기 조립공장에서 최종 조립을 마치고 나온 A330 MRTT.
에어버스사 제공
그러나 A330 MRTT의 장점은 동시에 단점이 될 수도 있다. 영토가 좁은 한반도에서 부피가 큰 공중급유기는 유사시 활주로를 이용하는 데 제한을 받는 데다 공중급유와 수송 작전을 동시에 수행할 횟수가 그리 많지 않은 탓이다. 이와 관련해 에어버스 측은 “덩치는 크지만 활주로에서 선회능력은 오히려 KC-46A보다 뛰어나다”고 전했다.

이레네 바리오 마르틴 에어버스 MRTT 마케팅 담당자는 “MRTT는 공중 재급유와 화물 및 인력 수송, 공중의료 작전 등 동시 다발적 임무 수행 능력이 뛰어나다”면서 “개발에 따른 리스크가 없을뿐더러 한국 공군의 전력화 시점에 맞춰 제때 공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A330 제품군은 현재 105개 이상의 민항사 및 군 당국이 운용, 매일 1080대 이상이 하늘을 날고 있다”면서 “이는 향후 항공기의 안정적인 생산 및 개선과 함께 합리적인 가격으로 부품 확보가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그는 ‘MRTT 판매를 조건으로 한국 항공산업 발전을 위한 별도 투자를 고려하고 있느냐’의 질문에 “협상이 진행 중인 상태라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기 어렵다”는 입장을 전했다.

스페인 헤타페·미국 에버릿=박병진 군사전문기자, 국방부 공동취재단 worldp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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