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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강국의 길을 묻다] 北 SLBM 대응 한국의 전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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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05-19 19:58:18 수정 : 2015-05-19 23:3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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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잠수함 원자로 탑재 부푼 꿈… 관건은 韓·美 원자력 협정
지난주 북한의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로 온 나라가 소란스러웠다. 올 들어 첫 외교안보장관회의를 소집한 박근혜 대통령은 북한의 SLBM 개발을 심각한 도전으로 규정하고 만약 북한이 도발할 경우 단호하게 응징하라고 지시했다. 군 당국은 SLBM 대응 전략의 하나로 지상 ‘킬체인’(Kill Chain)을 해상으로 확장하는 개념을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수사(修辭)와 방어 전략만으로 향후 개발될 북한의 SLBM을 상대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SLBM을 탑재한 북한 잠수함에 대응하기 위한 수단으로 원자력 잠수함 건조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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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 잠수함은

말 그대로 동력으로 원자로를 사용하는 잠수함이다. 원자력으로 움직이는 공격용 잠수함을 공격원잠(SSN), 여기에 SLBM을 탑재하면 전략원잠(SSBN), 토마호크와 같은 순항 미사일을 싣게 되면 순항미사일원잠(SSGN)으로 불린다.

공격원잠이란 거의 무한대의 속력과 잠항능력을 가지고 적 수상함대와 잠수함에 대한 공격, 아군 수상함대와 잠수함의 원거리 호위, 정찰, 기뢰 전투 등을 도맡는다.

영국 공격원잠 뱅가드
전략원잠은 현대의 잠수함 중 가장 덩치가 큰 잠수함이다. 임무는 적의 선제 핵공격으로부터 살아 남아 강력한 보복 핵공격을 감행할 수 있는 능력을 유지하는 것이다. 따라서 핵공격과 함께 전면적 핵전쟁 방지라는 이중의 지렛대로 활용되는 비대칭 전력의 최고봉으로 꼽힌다. 동력을 원자력에 의존하다 보니 별도의 연료가 필요없다. 보급품과 무장, 승조원들의 체력적 여유만 있다면 무제한 잠수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디젤 잠수함보다 더 많은 무장을 탑재할 수 있고 수중에서는 더 빠른 속력을 낼 수 있다.

러시아 시에라2급 콘돌급 공격원잠
해군 관계자는 “원잠은 식품이나 연료 보급 없이 시간당 평균 20∼25노트(40㎞)의 속도로 이동해 지구를 40여일 만에 주파할 수 있지만 디젤잠수함은 시속 6∼7노트(12㎞)로 지구를 한 바퀴 도는 데만 140여일이 걸리고 중간에 연료와 식품을 몇 차례 공급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인도 원잠 아리한트
◆우리 해군 잠수함 수준은


현재 북한은 잠수함과 잠수정을 70여척 보유하고 있다. 미국은 핵 잠수함 73척을 보유하고 있으며, 중국은 핵 잠수함과 디젤 잠수함 등 65척, 러시아는 64척, 일본은 18척을 갖고 있다. 반면 우리는 지난 2월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잠수함사령부를 창설했지만 잠수함 수는 13척에 불과하다. 모두 디젤 엔진을 장착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11월27일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는 3000t급 잠수함인 장보고-III(Batch-I) 건조를 위한 강재절단식이 거행됐다. 강재절단식은 함정 건조의 첫 공정으로 철판을 절단하는 행사를 일컫는다.

국내 최초로 독자 설계 건조되는 장보고-III의 성능은 어느 정도 수준일까?

지난해 11월 27일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 3000t급 중형 잠수함인 `장보고-Ⅲ` 건조 시작을 알리는 강재 절단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알려진 대로라면 동급 잠수함 중에서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장보고-III의 설계상 수중배수량은 3000t을 조금 넘는 수준으로, 일본의 ‘소류급’이나 호주의 ‘콜린스’보다 작지만 성능은 뛰어나다고 할 수 있다. 고성능 연료전지를 이용한 AIP 체계를 적용해 수중에서 최대 3주 이상 작전할 수 있고, 기존의 장보고급이나 손원일급보다 더 깊이 잠수할 수 있다. 선체 중앙에 6기의 수직발사관을 탑재해 사거리 1500㎞에 달하는 ‘천룡’ 함대지 순항 미사일이나 현재 개발 중인 초음속 대함 미사일 등을 탑재할 수 있다.

무장능력만큼 주목받는 부분은 향후 개량사업을 통해 추진기관을 변경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이 잠수함에 탑재할 수 있는 원자로는 현재 한국원자력연구원이 담수화 및 중소형도시 발전용으로 개발 중인 소형 원자로 ‘SMART-P’이다. 이 원자로의 출생지는 러시아 원자력 잠수함용 원자로 제작사인 OKBM이다. 열출력이 65MwT수준이어서 미국의 로스앤젤레스급(6000t·120MwT)의 절반 수준이지만, 영국의 HMS 발리언트(4200t·70MwT)나 인도의 아리한트(6000t· 85MwT) 원잠과는 어깨를 견줄 수 있다.

◆한국은 원자력 잠수함 가질 수 있나


원자력 잠수함은 강대국의 전유물이다. 공식적인 핵 보유국인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5개국과 러시아로부터 ‘리스’한 잠수함을 가지고 있는 인도 정도가 갖고 있다. 이는 원자력 잠수함 건조의 기술적 난이도가 워낙 높고 천문학적인 건조 비용이 소요되는 데다, 국제사회의 통제가 극심하기 때문이다.

2003년 노무현정부는 극비리에 원자력 잠수함 개발을 위한 사업단을 조직했다가 백지화한 적이 있다.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한국의 원자력 잠수함 보유를 미국 등 주변국이 얼마나 껄끄럽게 생각했는지는 추론이 가능하다. 오래전부터 꿈꾸던 원자력 잠수함을 손에 넣을 수 없었던 주된 배경이라고 할 수 있다.

얼마 전 한국과 미국이 42년 만에 한·미원자력협정을 개정했다. 이에 일부에서는 우리 해군의 원자력 추진 잠수함 개발에 대한 꿈을 부풀렸다. 사용되는 핵연료의 농축도가 20% 미만이라 미국이나 영국, 러시아의 원자력 잠수함보다 핵연료 교체 주기는 짧겠지만, 이러한 원자로를 장보고-III 개량형의 동력으로 삼으면 기존 디젤 잠수함보다 월등한 잠항능력을 가지게 될 수 있다는 기대였다.

하지만 한·미 간 협정은 민간 이용을 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20% 우라늄 농축도도 잠수함을 만드는 데는 적합치 않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미국이 한국 해군의 잠수함 건조에 필요한 우라늄을 제공한다는 근거도 없다. 해군 관계자도 “(한·미 원자력) 협정문은 군과 관련없는 민간 이용에 대한 것으로 안다”며 “현재까지 차기 장보고-III 잠수함에 디젤 엔진을 사용하는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에 김종대 디펜스21+ 편집장은 “북한을 비롯해 중국과 일본까지 비대칭 전력 증강에 매진하고 있는 가운데 언제까지 주변국 눈치보기에 급급할 것인가”라며 “원자력 잠수함 건조에 탄력을 받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국민적 관심과 지지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박병진 군사전문기자 worldp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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