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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한잔 나누며] "경제강국 기적 일군 한국, 문화·사상도 세계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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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07-13 21:02:56 수정 : 2015-07-13 21:4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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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조지메이슨大 한국학센터 소장 노영찬 교수 “한국은 이제 영토상의 한계를 벗어나 ‘한국을 넘어서는 한국’(Korea beyond Korea) 시대를 열어가야 할 때를 맞았습니다. 한반도 안의 한국이라는 틀에 묶여 있지 말고, ‘세계 속의 한국’, ‘글로벌 코리아’를 구상하고, 이를 실행에 옮겨야 할 것입니다.”

미국 수도 워싱턴에 인접한 버지니아주에 있는 조지메이슨대 종교학과 노영찬 교수는 최근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이렇게 강조했다. 비교종교학 분야의 권위자인 노 교수는 한국학의 세계화를 목표로 하는 조지메이슨대 한국학센터 소장으로서 21세기에 한국이 지향해야 할 길을 힘주어 제시했다.
노영찬 미국 조지메이슨대 한국학센터 소장이 21세기에 한국이 지향해야 할 길에 대해 말하고 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노 교수는 ‘한국을 넘어서는 한국’의 개념을 이렇게 설명했다.

“한국의 국제화, 세계화, 다원화는 시대적인 요구이다. 한반도의 남쪽이라는 지역에 기반을 둔 한국의 성장 모델은 한계에 이르렀다. 한국의 기술과 무역이 전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듯이, 한국의 드라마와 K-팝이 세계 무대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듯이 한국의 경제, 문화, 예술, 사상, 음식 등이 모두 한국을 벗어나서 한국을 바라보는 글로벌 비전을 찾아야 한다.”

이것이 비교종교학 연구 및 강연, 세미나 등을 위해 세계 각국을 수시로 방문하면서 ‘세계 속의 한국’이 가야 할 미래에 관해 성찰한 자신의 결론이라고 노 교수는 말했다. 노 교수는 “다른 나라가 300∼400년에 걸쳐 이룩한 성과를 한국이 불과 30∼40년 사이에 해내고, 경제 대국으로 우뚝 선 것은 기적적인 일”이라며 “한국은 이를 유지 발전시키면서 국제 사회의 지도 국가로 부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영토, 인구 대국인 중국, 경제 선진국인 일본과 아시아 지역에서 경쟁할 것이 아니라 세계를 무대로 삼아 세계를 한국으로 만들어가는 비전을 실현해 가야 한다는 게 노 교수의 주장이다. 그는 세계 각국에 흩어져 정착한 해외 한인 교포가 글로벌 코리아의 모델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노 교수는 “거대한 국가인 중국과 인도 국민이 세계에 흩어져 살고, 유대인이 1세기부터 전 세계로 흩어졌으나 한국처럼 작은 국가 국민이 전 세계에서 뿌리를 내린 것은 놀라운 일”이라며 “세계로 뻗어나간 한인(Diaspora Korean)이 글로벌 코리아의 숨은 파워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노 교수는 세계를 한국으로 만들어가는 구체적인 전략도 소개했다.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가 글로벌 시장을 누비듯이 한국의 문화, 예술, 사상, 가치 등이 세계인에게 호소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 한국의 순수성을 지키면서도 세계적인 흐름과 세계인의 취향에 맞추는 창의적인 노력이 있어야 한다. 한국의 전통, 예술, 사상을 무조건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인의 취향에 맞춰 서구 문명 등에서 볼 수 없는 새로운 세계를 보여주어야 한다.”

한국 사회에 배타성과 정체성을 강조하는 국수주의와 우리의 정체성을 완전 포기하는 양 극단이 존재하는데 이를 배제하고, 우리 것을 잃지 않으면서도 세계의 흐름과 구미에 맞는 예술, 문화, 사상을 재정립해야 한다고 노 교수는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전 세계로 뻗어나간 태권도가 글로벌 코리아의 모범 사례가 될 수 있다고 역설했다. “태권도는 단순한 무술이 아니라 예의범절과 자제력, 집중력 등의 정신을 키워 주기에 세계인의 스포츠가 됐고,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한국의 전통, 윤리, 사상이 전파됐다.”

노 교수는 “한국의 문화적 영향력이 전 세계에 미칠 때 글로벌 코리아의 비전이 실현될 수 있다”면서 “정부와 기업 등이 이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연구하면서 제도화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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