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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강국의 길을 묻다] 미래전쟁 새 패러다임 로봇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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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07-14 19:55:26 수정 : 2015-07-14 20: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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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상·해상·공중서 병사 대신 작전 ‘척척’… 미래전쟁 확 바꾼다… 군사 분야 로봇 기술 현황·전망
최근 영화 터미네이터의 다섯 번째 시리즈 ‘터미네이터 제니시스’가 개봉했다. 인간과 로봇의 전쟁을 다룬 이 시리즈의 첫 편은 1984년에 나왔다. 당시 기술로는 감히 넘볼 수 없던 장면을 과학적 상상력으로 빚어내 관객몰이에 성공했다. 1980∼1990년대는 이런 미래 과학기술을 접목한 TV 외화들도 많았다. ‘600만불의 사나이’ ‘전격 Z작전’ ‘에어울프’ 등…. 주인공이 사이보그 수술을 통해 초인적인 능력을 갖게 된다거나 특수컴퓨터나 첨단무기 등이 장착된 슈퍼카나 헬기를 타고 악당을 무찌른다는 것이 주된 이야기였다. 30여년이 지난 지금, 영화에서나 가능하던 상상은 현실이 되고 있다. 첨단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한 로봇이 급속한 발전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군사 분야에서도 로봇 기술은 미래 전장 환경을 바꿀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떠오르며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미래전의 핵심 아이콘이 된 로봇


학계에서는 일반적으로 로봇을 ‘스스로 환경을 인식(sense)하고 판단(plan)해 행동(act)하는 장비’로 정의한다. 이 가운데 군사로봇은 기존의 지능형 로봇이 가지는 사물 인지 능력과 이동성을 갖추고 이전까지는 불가능했던 병사들의 임무나 전투를 대신 수행하는 체계를 말한다. 플랫폼(장치나 시스템을 구성하는 기초가 되는 틀)에 따라 지상로봇(UGV), 해양로봇(UMV), 무인항공기(UAV), 생체모방형 로봇, 휴머노이드 로봇, 착용형 로봇 등으로 구분된다.

군사 분야에서의 로봇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원격조종 형태로 운용된 자폭전차 ‘골리앗’, ‘텔레탱크’ 등이 시초로 꼽힌다. 이스라엘은 1973년 제4차 중동전쟁에서 이집트의 방공망을 뚫기 위해 무인기를 동원해 성공적인 작전을 수행했다. 1997∼99년 보스니아 내전과 코소보 전쟁에는 지뢰 탐지와 제거를 위한 무인로봇을 투입해 병사들의 희생을 줄일 수 있었다. 

로봇이 전투에 대거 등장한 것은 2001년 아프가니스탄 전쟁 때다. 미군들은 아프간의 동굴 속에 숨은 탈레반을 제거하기 위해 정찰에 나섰다가 부비트랩(위장폭탄) 때문에 막대한 희생을 치러야 했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미국 아이로봇(i-Robot)사의 전투로봇 ‘팩봇’(Packbot)이었다. 이 로봇은 아프간에서 열세에 놓였던 미군의 전세를 뒤집는 데 결정적인 공을 세웠다.
 
배낭에 넣어 다닐 수 있도록 설계된 팩봇
2003년 이라크전에서는 폭발물 처리를 위한 소형 지상로봇이 병사들의 생명을 지켰다. 이 무렵 미군이 사용한 로봇 수는 2004년 150대, 2005년 2400대, 2006년 5000대로 매년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2008년에는 지뢰탐지 로봇, 폭발물처리 로봇 등을 포함한 22종의 지상로봇 1만2000여대가 투입됐다.

◆미래전에 대비하는 로봇 선진국


미국, 이스라엘, 유럽, 일본 등 많은 나라들은 미래전에 대비해 로봇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가운데 미국은 세계적으로 로봇 분야에 가장 많은 예산(2014년 기준 약 7조원)을 투입해 앞선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미 의회는 2001년 로봇 도입 활성화를 위한 법안(NDAA)을 마련하고 군사 분야에 로봇 활용을 장려했다. 이 법은 2010년까지 전투기의 33%를 무인기로 대체하고, 2015년까지 육군 미래전투체계(FCS) 지상차량의 33%를 무인화하도록 규정했다. 2009년 개발비 증가와 핵심기술 개발 지체 등으로 육군 FCS사업은 중단됐지만, 이 정책은 미국이 국방로봇 연구개발에 집중하는 계기가 됐다.

이스라엘은 주변국에 비해 열세인 군사력을 만회하기 위해 일찍부터 군사용 로봇 개발에 눈을 돌렸다. 현재 세계 2위의 기술력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유럽은 독일, 프랑스, 영국 등 일부 유럽연합(EU) 회원국이 국가 간 연합 프로젝트를 통해 로봇 개발에 치중하고 있다. 영국과 프랑스는 1996년 대기뢰전 임무를 수행하는 무인잠수정을 공동으로 개발하기도 했다. 일본은 휴머노이드 및 생체모방형 로봇 분야에서 세계 최고 기술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되며, 중국 과학기술부는 2012년 로봇산업을 국가 10대 육성분야로 선정해 기술력 확보에 공들이고 있다.

◆우리의 군사로봇 개발은


우리나라는 미국, 이스라엘, 독일, 프랑스, 영국 등과 함께 군사로봇 분야에서 앞선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러시아, 중국, 스웨덴, 이탈리아 등이 그 뒤를 바짝 추격하는 형세다.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가장 앞선 기술을 보유한 미국을 100으로 볼 때 이스라엘은 89, 일본은 85, 우리나라는 82 정도로 세계 8위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산악지형이 많은 우리나라 작전환경을 고려해 지상로봇 분야는 무인지상차량 첨단기술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해양로봇은 수상과 수중에서 활용할 수 있는 무인 수상정과 잠수정의 기술을 갖추는 데 공들이고 있다. 공중로봇은 육군의 저고도급과 공군의 중고도급 감시 정찰무인기를 중심으로 개발이 진행 중인데, 지상과 해양 로봇 분야보다 실용화 수준이 앞서 있다. 휴머노이드 및 착용형 로봇 등 민간 분야 기술 수준이 앞선 분야는 민·군 협력을 통해 기술을 축적 중이며, 생체모방형 로봇은 학계를 중심으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로봇이 전투를 벌이는 전쟁터도 국내에 처음 마련된다. 로봇 시험평가와 인증 시설 등을 보유한 370만㎡(약 112만평) 규모의 ‘국방로봇센터’다. 이곳에서는 폭발물 탐지·제거 로봇과 무인 경전투차량 등 로봇이 등장해 실전 테스트를 받는다. 방사청은 현재 진행 중인 한국국방연구원(KIDA)의 타당성 검토 용역을 통해 사업성이 입증되면 2년 내에 국방로봇센터를 건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병진 군사전문기자, 김선영 기자 00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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