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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지구 지키는 창조의 길] 폐수 처리·쓰레기 재활용… '환경 관리' 개도국에 맞춤형 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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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07-22 19:10:39 수정 : 2015-07-23 16: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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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로 뻗어가는 한국형 환경관리 기술 “여기서 한국 소주 드셔 보신 분 계신가요? 소주병은 5번가량, 맥주병은 14번가량 재사용을 할 수 있어요. 유리병을 수거해서 씻고 살균해서 다시 쓰는 거예요.” 

지난 9일 오전 경기도 성남의 한국국제협력단(KOICA) 연수센터. 15명의 미얀마 환경부 공무원이 귀를 쫑긋 세우고 강사로 나선 한국환경공단 류혜정(31·여) 대리의 강의를 경청하고 있었다. 류 대리는 “여기 있는 한국산 과자봉지에는 삼각형 표시가 있습니다. 포장지를 재활용한다는 뜻입니다. 이렇게 재활용 표시를 보고 폐기물 재활용업체는 선별작업을 하는 겁니다”라고 한국의 재활용산업에 대해 설명했다.

지난 9일 ‘하남 유니온파크’를 방문한 미얀마 공무원들이 하남시 관계자에게서 쓰레기 소각시설과 하수처리장 운영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한국환경공단 제공
“음료업체가 빈병을 재사용하지 않으면 어떤 처벌을 받습니까”, “제도를 처음 도입하고 나서 어떤 시행착오가 있었는지 알려주세요” 강의 중간에 40∼50대의 미얀마 공무원들은 어린 학생들처럼 질문을 쏟아냈다.

이날 미얀마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한 강의는 우리나라가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환경관리기법을 전수하는 ‘국제환경연수사업’ 프로그램의 하나다. 코이카 주관하에 한국환경공단이 운영한다. 2006년부터 올해 7월 현재까지 이 프로그램을 연수받은 개발도상국 공무원은 베트남과 이라크 등 75개국 880명에 달한다.

미얀마의 국토면적은 67만여㎢로 한반도(22만㎢)의 3배에 이른다. 국토는 넓지만 인구는 5500여만명으로 남한인구(5000여만명)와 엇비슷하다. 국내총생산(GDP) 691억달러로 2015년 기준으로 세계 65위다. 미얀마는 다른 개도국처럼 인구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고 도시지역 산업화로 폐기물이 늘어나고 있지만 기초시설이 부족하다. 아직은 폐기물을 수거해 매립하는 데 그치고 있다. 이 때문에 미얀마 공무원들은 폐기물을 소각하고 퇴비화하는 기법을 배우고 싶어했다.

높이 105m에 달하는 전망대와 각종 운동시설이 있는 ‘하남 유니온파크’는 놀이공원처럼 보이지만 지하에는 쓰레기 소각과 하수처리장을 갖추고 있다.
한국환경공단 제공
미얀마 공무원들은 이날 오후 경기도 하남의 ‘하남 유니온파크’를 방문했다. ‘하남 유니온파크’는 높이 105m에 달하는 전망대와 테니스장, 게이트볼장, 농구장, 잔디볼장, 어린이 물놀이장을 갖춘 놀이공원이지만 지하에는 쓰레기를 하루 48t 소각하고 하수 3만2000t을 처리할 수 있는 하수와 폐기물 처리시설을 갖췄다. 하남시 관계자는 “이곳에서 생활폐기물은 소각하고 음식물쓰레기는 가축사료의 원료물질로 가공한다”며 “이런 처리시설에 추가시설을 붙이면 전기를 생산할 수도 있다”고 소개했다.

기계음이 요란한 지하 폐기물 처리시설로 내려가자 미얀마 공무원의 눈이 반짝였다. 유리창 너머로 높이 수십m에 달하는 기계가 쓰레기를 처리하고 있었지만 쓰레기는 보이지 않아 언뜻 보기에는 영락없는 거대한 제철공장 같았다. 

미얀마 공무원들은 하남시 관계자에게 폐기물 처리시설 설치비와 유지비, 전기생산 여부 등을 물어봤다. 경제개발과 환경보호를 모두 달성해야 하는 개도국 공무원들의 절실함이 담긴 질문들이다. 미얀마 환경부 민떼인(41) 과장은 “미얀마는 음식물쓰레기가 많고 분리수거도 하지 않아 효과적인 폐기물처리를 하지 못하고 있다”며 “한국에서는 쓰레기 처리시설을 활용해 전기도 생산할 수 있는데 이런 기술을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미얀마는 우리나라에서 쓰레기 분리수거를 배우고 간 뒤 현재 200개 학교를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하고 있다. 어른보다는 아이들이 환경에 관심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만달레이 도시개발위원인 뛴쬬쬬(49)씨는 “한국정부에서 하는 환경관리시설과 운영방법이 놀랍고 부럽다”면서 “미얀마는 개발도상국이다 보니 아직 해야 할 것이 많은데, 견학에서 배운 걸 미얀마에 돌아가서 시행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환경공단은 환경관리기법 수출과 해외공무원 교육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콜롬비아 공무원들에게는 폐수처리방법을, 아이티 공무원에게는 환경보호정책을 교육하는 등 각 나라들이 가장 원하는 환경관리기법을 전수한다. 이는 해외사업 진출로 이어진다.

환경공단의 한 관계자는 “개도국 공무원들에게 환경관리기법을 교육하면 나중에 우리가 해당 개도국에 환경시설을 수출할 때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다”면서 “환경교육은 앞으로 우리 기업이 해외 환경사업에 진출하는 토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남=박현준 기자 hjunpar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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