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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돌고래 ‘오월이’를 바다로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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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09-16 19:05:53 수정 : 2015-09-17 09: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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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지구 지키는 창조의 길] 부산아쿠아리움 수조 갇혀… 치료목적 1년4개월째 살아… 완치 뒤에도 방류 않고 전시
지난해 5월 부산 기장군 앞바다에서 구조된 멸종위기종 상괭이(돌고래) ‘오월이’가 지난 13일 부산의 한 아쿠아리움 치료 수조에서 헤엄치고 있는 모습.
부산=조병욱 기자
돌고래 ‘오월이’(사진)가 수조 속을 맴돌았다. 지름 9m, 수심 2m인 치료용 수조는 바다를 누비던 오월이에게 한눈에도 비좁아 보였다. 지난 13일 오후 해운대 부산아쿠아리움을 찾은 관람객들은 전시실 안 통유리를 통해 오월이를 지켜봤다. 그러다가 수조를 향해 스마트폰 등의 카메라 플래시를 터뜨렸다. 그때마다 오월이는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며 수조 구석으로 몸을 숨겼다.

이 돌고래는 지난해 5월 부산 기장군 앞바다에서 발견됐고 이름이 오월이로 지어졌다. 몸길이 1.8m 남짓에 몸무게가 70㎏ 정도인 쇠돌고래과 ‘상괭이’로서 등지느러미 대신 긴 융기가 특징이다. 국제적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된 보호대상이다.

영국계 회사인 부산아쿠아리움은 해양수산부 지정 해양동물 전문 구조치료기관으로 동물 구조 유지에 정부 지원을 받고 있다. 오월이는 벌써 1년4개월째 이곳에 살고 있다. 국내에 구조·방류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아쿠아리움 측은 치료가 진작에 끝난 오월이를 ‘기력 없음’을 이유로 계속 데리고 있다. 이 돌고래는 발견 당시에도 별 다른 외상이 없었다고 한다. 더욱이 최근에는 40억원을 들여 ‘상괭이 병원’이라는 관람코너까지 만들어 관람객에게 공개했다. 이날 아들(5)과 함께 이곳을 찾은 김모(35·여)씨는 “바다에 살아야 할 돌고래가 저렇게 좁은 수조에 갇혀 있는 것을 보니 불쌍하다”며 안타까워했다. 아쿠아리움 관계자는 “오월이는 9월 말부터 해양 적응훈련을 거쳐 방류될 예정”이라며 “돌고래는 구조된 시기와 수온 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치료가 끝나도 바로 방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항 서울대 수의대 교수는 16일 통화에서 “구조한 야생동물은 회복되는 대로 빨리 돌려보내야 야생 적응에 어려움이 적다”며 “사람이 돌보는 것에 적응되면 야생에 익숙해지기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부산=조병욱 기자 bright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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