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시론] 북한의 GPS교란 당하기만 할 건가

관련이슈 시론

입력 : 2016-04-05 21:21:18 수정 : 2016-04-05 21:21:18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전파대란 통해 긴장 조성
향후 전자전 겨냥한 도발
유비무환 보안의식 높이고
첨단 대응장비 최전방 배치
빈틈없는 진압체제 갖춰야
북한의 대남 교란 작전이 입체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4차 핵실험과 6차 장거리미사일 발사 이후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 2270호가 가동되면서 북한의 대남 도발 양상이 다양화되고 있다. 북한은 재래식 무기로는 군사 우위를 확보할 없다고 판단해 탄도미사일, 장사정포, 특수부대 등 비대칭 무기로 위협하고 있다. 동시에 눈에 보이지 않는 전파를 통해 남한 혼란을 가속화하고 있다. 결국 미사일과 사이버 전쟁이라는 양대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지난달 말부터 시작된 북한의 위성위치정보(GPS) 교란이 주기적으로 지속되고 있다. 총 5개소에서 전파 교란과 중지를 반복하고 있다. 교란신호 발신원 위치는 해주, 연안, 평강, 금강산, 개성 인근이다. 교란신호 세기는 최초 발생한 수준(70∼90㏈m)을 유지하고 있다. 요컨대 북한의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전파교란 공격이 시작된 것이다.

과거 북한 정찰총국 산하 전자정찰국의 사이버전지도국(121국)은 2010년 이후 세 차례 GPS 전파교란 공격을 시도했다. 북한은 러시아에서 수입한 차량 탑재 장비를 활용했다. 항공기 2153대, 함정 4척, 선박 443척, 어선 72척이 피해를 보았다. 이번에 북한은 한 달 정도 GPS 혼신 신호를 테스트 하다가 실제 GPS 교란 공격을 감행했다. 북한군은 GPS 혼신 시스템을 10여종 보유하고 있으며 사정리는 100km 정도로 파악된다.

남성욱 고려대 교수·전 국가안보전략연구소장
GPS 전파교란 원리는 교란할 주파수의 전파와 동일한 전파를 보내서 실제 원본의 전파에 다른 정보를 넣어서 방해(Jamming) 하는 것이다. 재밍 기술이 처음 쓰인 것은 제2차 세계대전 때다. 당시만 해도 교란장비가 제대로 갖추어져 있지 않아 제대로 활용되지는 못했다. 이후 정보통신기술(ICT)이 급속히 발전하면서 주요 군사기술로 응용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경우가 걸프전쟁이다. 미국은 다양한 전파방해 전술로 상대방을 효과적으로 공략했다.

현재 항공은 교란신호가 유입됐으나 주 항법장치인 관성항법으로 운항해 영향은 없는 것으로 미래부는 파악했다. 선박도 같은 기간 어선을 포함해 교란신호가 유입됐으나 물리적인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국방부도 GPS 교란으로 현재 군사작전이 제한을 받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전파혼신이 강력한 수준으로 발생하면 휴대전화, 내비게이션, 비행기, 선박 등에 직접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북한의 교란 의도는 GPS 교란 능력을 과시함으로써 대남 긴장을 조성할 목적이다. 안보리 제재가 이행되는 시점이라 과거 2011년 사례와 같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다. 또한, 장비 테스트나 훈련의 목적이 강하다. 향후 본격적인 전자전에 대비한 훈련이라 추정된다. 결국 지금은 초동단계이지만 북한의 본격적인 공격에 대비한 대응책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따라서 첨단화된 전자전 지원장비가 최전방에 배치돼야 한다. 우리 군은 GPS 교란에 대비해서 탐지체제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북한은 정밀성이 높은 러시아제 장비를 활용하고 있는 만큼 우리도 스마트한 장비가 필요하다. 기습공격이 우려되는 서해상의 함정과 전투기, 정밀유도무기에는 최신형 군용 GPS 장비가 탑재돼야 한다. 이어 대항재밍(anti-jamming)도 강화해야 한다. 북한의 도발 원점을 직접 군사적으로 타격하기 어려운 안보환경에서 이를 원천적으로 막을 대안은 대항재밍이다. 이 방식은 혼선신호를 없애는 방식으로, 선제적 대응이 가능하나 비용 등 문제로 민간 등에 광범위하게 설치하기 어려운 것이 한계다. 정부가 예산 투입 계획을 수립해야 하는 부분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번 북한의 교란 작전을 계기로 GPS 교란에 대응하는 보안의식을 높이기는 계기가 돼야 한다. 초동 단계에서 진압하지 못하면 피해가 일파만파로 급증하는 것이 전자전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국가안보에 유·무형이 구분될 수 없다.

남성욱 고려대 교수·전 국가안보전략연구소장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아일릿 이로하 '매력적인 미소'
  • 아일릿 민주 '귀여운 토끼상'
  • 임수향 '시크한 매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