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중고 상륙함을 도입해 운영하는 과정에서 노후화가 심각해 가동률이 떨어지는 등 문제점이 드러나면서 신형 함정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에 해군은 1993~1999년 고준봉함(LST-681)을 시작으로 비로봉함(LST-682), 향로봉함(LST-683), 성인봉함(LST-685) 등 4척의 고준봉급 상륙함을 건조했다.
고준봉급 상륙함은 해군이 기존에 사용하던 미국제 전차상륙함 설계를 현대화한 형태다. 200여명의 병력과 상륙돌격장갑차(KAAV) 14대 또는 K-1 전차 12대를 싣고 1만2700㎞까지 항해할 수 있다. 중형 헬기 1대가 뜨고 내릴 수 있는 비행갑판을 갖춰 입체적인 작전 지원이 가능하다. 40/20㎜ 기관포도 각각 1문, 2문씩 장착돼 함정에 대한 적의 공격을 방어할 능력을 확보했다.
고준봉급 상륙함은 많은 병력과 장비를 접안시설 없이 해안에 직접 내려놓을 수 있어 평시에는 접안시설이 없는 섬을 다니며 물자와 인력을 수송한다. 태풍이나 지진 등 재난으로 기반시설이 파괴된 곳에도 투입돼 구호물자를 전달하기도 한다.
하지만 선체가 상선처럼 움푹 파여 있어 속도와 기동성이 떨어진다. 지대함 미사일의 위협이 높아졌지만 실질적인 방어능력은 기관포뿐인 것도 고준봉급 상륙함과 같은 LST의 단점으로 지적된다.
이런 문제 탓에 미 해군과 해병대는 상륙함은 먼 바다에 있고 헬기, 상륙돌격장갑차, 공기부양정(LCAC)을 이용해 병력과 물자를 해안에 투입하는 ‘초수평선 상륙작전’을 발전시키고 있다.
해군 역시 고준봉급 상륙함 단점을 개선한 천왕봉급(4900t) 상륙함 4척을 2018년까지 확보할 계획이다. 천왕봉급 상륙함 4척이 도입되면 독도함과 더불어 우리 군의 상륙작전 능력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수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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