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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19대 국회 마지막 반전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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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04-26 22:01:26 수정 : 2016-04-26 22: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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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생법안 우선 처리가 국민의 뜻
협치 통해 정치 신뢰 회복 나서야
19대 국회의원 중 138명만이 20대 국회에 등원하게 된다. 이번 임시국회를 마지막으로 여의도를 떠나는 의원 개인의 입장에서는 남은 국회 일정이 관심 밖일 수 있다. 공천이나 선거에서 탈락해 좌절한 의원이라면 더 말할 필요도 없다. 그렇지만 국가기관으로서 국회의 기능은 연속성을 가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회의원직이 정상적으로 수행돼야만 한다.

은퇴를 결심한 미국 의원의 투표행태를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마지막 임기 동안에는 투표패턴이 이전과 상당히 다른 것으로 나타난다. 평상시에는 지역유권자의 요구에 부응하는 투표를 했지만 마지막 임기 동안은 자신의 이념적 소신에 따라 투표결정을 한다는 것이다. 의원들이 지역구민의 뜻에 따르는 것은 다음 선거를 염두에 두기 때문이다. 그런데 은퇴 직전에는 더 이상 유권자의 뜻에 구속되지 않기에 자신의 신념에 따른 정치가 가능하다.

이현우 서강대 교수·정치학
이러한 시각을 한국 국회에 적용해 보면 흥미로운 시사점을 찾게 된다. 한국 국회의원의 의정활동은 정당 지도부와 계파 등에 영향을 받는다. 여당 의원은 청와대의 뜻이 무엇인지 읽어야 하며, 야당 의원은 선명한 투쟁성을 보여야 하는 압박도 있다. 그런데 이제 국민을 위해 마지막 봉사의 기회를 가진 의원이라면 더 이상 외부적 압력에 신경 쓸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국회의원이 되기로 마음먹었을 때 두 가지 욕구를 갖고 있다. 당선욕구와 정책욕구이다. 선거에서 이겨 금배지를 달고 싶다는 마음과 자신의 정치이념을 입법을 통해 실현시키고 싶다는 동기를 갖고 있다. 정책욕구는 당선욕구가 달성된 다음에야 가능하다. 이에 마지막 국회에 임한 의원이라면 당선욕구의 제약 없이 정책욕구를 실현시킬 상황에 있는 것이다. 이제 정당이나 계파를 넘어 자신의 정치신념에 따라 상임위원회에서 활동하고, 본회의에서 투표하면 된다. 평상시 내심 다른 정당의 의견에 공감하는 바가 있어도 외면할 수밖에 없었다면 이번 기회에 소신껏 정치의사를 표현할 수 있다. 그동안 온갖 행사와 모임에 빠질 수 없어 의정활동을 소홀히 한 부분이 있었다면 이번 임시국회 한 달 동안 여한 없이 의사당을 지키는 것도 의원의 긍지를 지키는 방법이다.

한 달 후 20대 국회에 다시 돌아올 의원이라면 마지막 임시국회에 충실히 임해야 할 이유가 더 많다. 이번 선거를 치르면서 유권자의 정서를 제대로 체감했을 것이다. 선거결과가 보여주듯 이제는 패거리 정치가 보장해주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4년 후 유권자에게 지지를 호소하려면 오늘부터 변모된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여론은 마지막 국회에서 그동안 보류됐던 민생법안에 대한 조속한 처리를 요구하고 있다. 대립으로 점철돼 비난받았던 국회가 총선을 기점으로 변모해 토의와 협의의 임시국회 한 달이 돼야 한다. 그래야만 20대 국회가 국민의 기대 속에서 출범할 수 있다.

수많은 법안을 두고 합의를 도출하는 방식은 다양하다. 가장 난제를 합의에 도달하게 해 쉬운 문제는 일괄타결하는 방식이 있고, 해결이 쉬운 문제부터 단계적으로 합의를 모색하는 전략도 있다. 이번 국회에서 법안통과 전략은 무쟁점 법안부터 처리하는 것이 좋다. 그동안 정당의 불신을 생각한다면 모두가 동의하는 법안을 우선적으로 통과시킴으로써 기본적 신뢰를 쌓는 것이 중요하다. 반복적인 합의가 신뢰구축의 첩경이다. 이것이 다음 국회를 준비하는 사전작업이다.

합의를 위해 시간과 노력이 많이 필요한 사안이라면 이번 국회에 무리해 해결하려 할 이유가 없다. 때로는 성급한 합의도출이 바람직하지 못한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자칫 잘못해 이번에 통과시킨 법안이 20대 국회에서 바로 개정해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면 국회신뢰에 손상이 갈 것이다. 19대 마지막 임시회를 20대 국회를 위한 초석으로 지금부터 20대 국회라 생각하고 의정활동에 임해야 한다.

이현우 서강대 교수·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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