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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민의세계,세계인] 세계는 짜릿함 경쟁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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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06-27 22:07:28 수정 : 2016-06-27 22: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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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공의 쾌감 위해 나라마다 명물 건설 붐
관광은 중요 산업이자 일자리 창출 기여
미국 로스앤젤레스(LA)의 최고층 빌딩인 US 뱅크타워(72층) 상단에 기이한 시설이 25일 문을 열었다. ‘스카이 슬라이드’로 불리는 유리 미끄럼틀이다. 70층 외벽과 69층 발코니를 연결한 13.7m의 이 공중 미끄럼틀은 두께 3.2㎝의 투명유리로 돼 있으며 지상 304.8m 높이에 위치해 있다. 이용객은 카펫을 타고 약 5초간 아래와 옆으로 펼쳐지는 LA 전경을 보며 내려온다. LA 시민은 물론 국내외 관광객이 꼭 들를 명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시설을 기획하고 제작한 업체는 싱가포르 부동산 개발회사다. 2013년 이 건물을 구입한 뒤 5000만달러 이상을 투입해 리모델링하면서 고안해낸 사업 아이디어다. 미끄럼틀과 더불어 70층에는 카페와 바, 그리고 69층에는 전망대도 문을 열었다. 이용객은 당연히 비용을 지불한다. 스카이 슬라이드 콤플렉스 입장료가 25달러, 미끄럼틀 이용료는 별도 8달러이다. 카페, 바 등 부대시설을 이용하면서 더 많은 지출을 할 것이다.

중국에서도 고공의 통유리 다리가 큰 인기다. 한국인도 자주 찾는 중국 유명관광지 후난(湖南)성 장자제(張家界)에는 세계에서 가장 높고 가장 긴 유리다리가 최근 완공됐다. 대협곡을 지상 300m 높이에서 가로지르는 유리다리는 길이 430m에 폭이 6다. 두께가 4.856㎝인 대형 유리 99장이 사용됐고 한 번에 최대 800명을 수용할 수 있다. 후난성의 또 다른 관광명소 윈타이(云臺)산에도 해발 1080m의 절벽에 유리바닥의 산책로가 있다. 이 외에도 충칭(重慶), 후베이(湖北) 등 수십 곳에 설치된 이 같은 ‘공포시설’은 대륙의 인기상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

열사의 땅 중동에서도 높이 경쟁이 한창이다. 사우디아라비아 서부 홍해에 위치한 제다에는 세계 최고층 빌딩이 건설되고 있다. 2019년 완공 목표로 현재 건설 중인 제다 타워는 168층의 빌딩에 첨탑이 추가되면 1007m의 높이다. 현재 세계 최고층인 두바이의 부르즈칼리파보다 179m 더 높은 건물이 등장한다. 제다 타워에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전망대가 들어설 예정이다. 홍해와 드넓은 사막의 전경을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명소가 될 것이다.

세계가 높이 경쟁에 나서고 있다. 단순히 고층건물을 짓는 것만이 아니다. 고공의 공간에서 아찔함과 짜릿함을 즐기는 시설 건설에 앞다투고 있다. 기존의 인공물과 자연을 이용해 관광객이 직접 즐기는 시설이다. 눈으로만 보는 고층 명소는 이제 식상해졌다. 컴퓨터 그래픽의 첨단 영상과 다양한 오락시설이 넘치는 시대이기도 하다. 실제적인 재미와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시설로 호기심을 자극하는 전략이다. 전 세계 관광객을 끌어모을 수 있는 우리의 ‘짜릿한’ 시설은 무엇일까. 물론 지나치게 자연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안전도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미끄럼틀 설치 등 약간의 아이디어로 많은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다. 관광은 21세기의 중요한 산업이자 일자리 창출 분야다.

서정민 한국외국어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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