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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브렉시트 멀리 보고 대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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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06-28 21:09:35 수정 : 2016-06-28 21: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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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침체 맞물려 보호무역 후폭풍
통화 늘리고 환율전쟁 적극 대응을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의미하는 브렉시트(Brexit)로 인해 세계경제가 혼란 속에 빠져들고 있다. 브렉시트의 충격이 단기간에 그칠지, 상당기간 지속될지 여부는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그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데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

브렉시트는 앞으로 상당기간 세계경제를 불안하게 만들 가능성이 높다. 이는 브렉시트를 결정한 배경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속되고 있는 경기침체에 있기 때문이다. 경기침체로 실업이 늘어나고 양극화가 확대되면서 영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 신자유주의와 세계화 패러다임에 대한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1930년대 세계대공황 때와 같이 보호무역과 고립주의가 점차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김정식 연세대 교수·경제학
세계적 경기침체가 장기화될 경우 브렉시트는 도미노같이 유럽의 다른 나라로 확산될 수 있다. 유럽연합(EU)과 유로존(유로화 사용국가)은 붕괴 위험에 노출될 수 있으며 브렉시트는 앞으로 국제경제질서를 변경시키는 단초가 될 수 있다. 실제로 1992년 영국은 당시 역내통화제도인 유럽통화제도(EMS)의 환율조정메커니즘(ERM)에서 탈퇴를 선언하게 된다. 곧이어 이탈리아가 탈퇴하면서 결국 EMS는 붕괴되고 현재의 유로존 체제가 성립하게 됐다.

비록 브렉시트가 확산되지 않더라도 경기침체가 지속될 경우 세계 각국은 보호무역을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 또 영국이 EU에서 탈퇴하기까지는 2년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는 점에서 브렉시트 충격은 지속될 것이 전망된다.

브렉시트의 대응책으로는 먼저 자본유출에 대비한 외화유동성 확보가 필요하다. 영국 경제의 불확실성 때문에 달러나 엔화 등 안전자산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자본유출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미국·일본과의 통화스와프(교환) 추진을 검토할 필요가 있으며 금융회사도 충분한 외화자산을 확보토록 해야 한다.

이어 유동성 공급을 늘려 금융시장 불안을 잠재워야 한다. 브렉시트로 불안감이 높아질 경우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의 특성상 수출이 감소하면서 기업 도산이 늘어날 수 있다. 또한 금융시장에서 신용경색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통화당국은 시중에 유동성 공급을 늘려 금융시장을 안정시켜야 한다.

환율정책도 중요하다. 외환시장 개입을 통해 환율의 변동성을 줄여 과도한 자본유출을 막아야 한다. 또한 선진국의 환율전쟁에도 적극 대응해야 한다. 국제통화를 가진 선진국들은 브렉시트 대응책으로 양적완화를 통해 환율을 높여 수출 증대로 경기를 회복시키려 한다. 우리 수출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미국으로부터의 수입을 확대해 대미 무역수지 흑자폭을 줄임으로서 우리 원화에 대한 미국의 평가절상 압력을 줄여야 한다.

더불어 경기의 경착륙을 막기 위해 확대재정정책을 사용해야 한다. 브렉시트는 세계경제 불확실성을 높여 소비와 투자를 위축시키고 성장률을 낮춘다.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확대재정정책을 사용할 필요가 있다. 추가적인 금리인하 정책도 사용할 수 있으나 이는 미국 금리 인상 여부와 자본유출, 그리고 부동산 버블과 가계부채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브렉시트 때문에 미국의 금리 인상은 하반기 이후로 늦춰질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한국은행은 구조조정의 강도와 브렉시트의 확산 정도를 봐서 추가적인 금리 인하 정책의 사용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얼핏 보기에 브렉시트는 단발성 충격 같지만 실제로는 기존의 국제 경제질서와 금융질서를 변경시킬 수 있는 중량급 사건이다. 특히 올해 하반기 우리 경제는 브렉시트 외에도 미국 금리 인상과 중국의 경기둔화, 조선과 해운업 구조조정 등 연속적이며 다양한 충격에 노출돼 있다. 정책당국은 신중하고 현명한 정책 선택으로 우리 경제를 경기침체의 늪에서 벗어나도록 해야 한다.

김정식 연세대 교수·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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