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통일논단] 사드외교 딜레마 풀려면

관련이슈 통일논단

입력 : 2016-07-14 22:19:09 수정 : 2016-07-14 22:19:09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민족생존 달린 중대한 현안
강대국 자존심 대결에 휘둘려
북핵 대응한 방어수단일 뿐
중·러 겨냥한 의도 없다고
외교력 총동원해 설득해야
한·미 양국 정부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를 한반도에 배치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대해 중국과 러시아가 강력하게 비난하면서 외교적·군사적 불만을 표출하고 있고, 북한은 군사적 공격을 협박하고 있다.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 정세가 사드 문제로 격랑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사드는 완전 방어용 무기로 한반도와 동북아의 전략적 균형을 무너뜨린 북한의 핵·미사일 공격 위협으로부터 한국을 방어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그러면 러시아와 중국은 사드 배치에 대해 왜 그렇게 반대하는가. 21세기 미국의 부시 행정부가 폴란드와 체코공화국에 미사일방어체계를 배치하려고 하자 격렬하게 반대해 왔으며, 그 결과 2009년 오바마 대통령이 이를 포기하게 한 성공 경험이 있다. 러시아는 이를 대미 외교적 승리라고 자부해 왔으며, 미·러 관계가 악화되자 이제 중국과 힘을 합쳐 미국의 사드 한반도 배치를 반대해 레임덕에 들어간 오바마 행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한용섭 국방대 안보대학원 교수·미 포틀랜드주립대 교환교수
중국은 사드의 한국 배치가 그들의 미사일 능력 발휘에 제한을 가할 수 있고, 특히 사드의 레이더가 중국 본토의 주요 군사시설과 움직임을 손바닥처럼 들여다 볼 수 있기에 안보이익을 침해할 것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중국은 사드 레이더의 유효거리가 600㎞임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사드 배치에 밀리게 되면, 한국이 미국의 미사일방어(MD)체계에 편입될 뿐만 아니라 한·미·일 3자 동맹체계가 완성되고 남중국해에서 미국과 동남아 국가는 물론 한반도에서도 미국에 밀리게 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기에 막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런데 러시아와 중국의 고고도미사일 방어능력을 들여다보면 러시아는 미국의 사드체계와 맞먹는 S-300, S-400 고고도미사일 방어능력이 있다. 중국은 미국의 사드체계를 능가한다고 자부하는 HQ(훙치)-9, HQ-12 고고도미사일 방어능력이 있다. 러·중 양국은 북한의 중거리 핵미사일뿐만 아니라 미국의 미사일을 고고도에서 방어할 수 있는 대공미사일 방어능력을 갖추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유독 한국에 배치할 사드가 동북아의 전략균형을 깨기 때문에 자신들의 안보이익을 해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북한은 한국, 일본, 괌, 미국 본토를 위협하는 수십기의 핵무기, 1000여기의 공격용 미사일을 구비하고 있다.

사드를 둘러싼 강대국 간의 논쟁을 들여다보면 그들 간의 자존심 대결, 나아가 미래 외교안보전략의 충돌임이 드러난다. 그럼에도 국내에서는 우리의 생존을 지키려는 안보가 가장 중요함에도 강대국 간의 자존심 대결에서 어떤 편을 드느냐, 혹은 한·미 관계에서 자주냐 동맹이냐, 그리고 북한 편을 드느냐 안 드느냐의 이데올로기적 논쟁에 함몰돼 있다.

이렇게 사태가 복잡하게 전개돼 온 책임의 일단은 한·미 양국 정부에 있다. 2013년 2월 북한의 제3차 핵실험과 장거리미사일 시험 때부터 한국의 방어를 위해 사드를 포함한 모든 대응 옵션이 열려 있으며, 모든 수단을 강구할 수 있다고 자신있게 표명했어야 옳았다. 그리고 국내의 사드를 둘러싼 논쟁을 주도해 나갈 필요가 있었다.

이제 사드가 우리 안보에 있어 필수요소라고 결정한 이상 사드의 과학기술적 진실과 우리 안보를 위한 필수 조치라는 점을 중국과 러시아에 지속적으로 설득할 수밖에 없다. 동시에 한국 정부는 사드체계를 이용해 북한의 핵미사일을 반드시 막아야 하며, 사드의 작전 운용은 한미연합사령부 지휘 하에 이뤄져야 하고, 사드는 한국과 주한미군의 안보를 달성하는 데 국한한다는 점을 분명하게 해야 할 것이다. 냉전시기 주한미군의 전술핵무기 운용의 경우처럼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는 ‘NCND’ 정책이 되풀이돼서는 안 될 것이다. 그리고 우리의 사드 도입의 불가피성을 잘 알려 국내외 신뢰 구축에 나서야 할 것이다.

한용섭 국방대 안보대학원 교수·미 포틀랜드주립대 교환교수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아일릿 이로하 '매력적인 미소'
  • 아일릿 민주 '귀여운 토끼상'
  • 임수향 '시크한 매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