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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논단] 북한 다시 감싸는 중국 속셈은 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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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07-28 21:33:38 수정 : 2016-07-28 21:3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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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한국에 노골적 사드 몽니
북한과는 보란 듯 우호 과시
북핵 국제공조 깨져선 안 돼
중국에 의연하게 협조 구해야
우리 정부가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확정한 이후 한·중 외교부 장관의 첫 만남이 라오스의 수도 비엔티안에서 이뤄졌다.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만난 왕이 외교부장은 우리 정부의 결정이 양국 간의 신뢰를 해쳤다며 강력한 어조로 불만을 표시했다. 윤병세 장관은 불가피한 결정이었음을 설명하며 문제의 근원은 북한에 있음을 애써 강조했다. 윤 장관이 활용한 ‘추신지불 전초제근’(抽薪止沸, 剪草除根·장작불을 빼면 물을 식힐 수 있고, 풀을 뽑아 없애려면 그 뿌리를 뽑아야 한다)이라는 고사성어가 중국 측에 얼마나 효과적으로 의미가 전달됐는지 모르지만, 턱을 괸 자세로 고개를 젓는 제스처는 우리 정부에 대한 강한 불만으로 비쳐졌다.

반면 처음 외교무대에 등장한 리용호 북한 외무상에게 보여준 왕 부장의 태도는 대조적이며 의도적이다. 그는 리 외무상과 같은 비행기를 타고 도착했고, 같은 숙소를 사용하며, 45분간의 양자회담에서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무척이나 노력했다.

홍규덕 숙명여대 교수·국제정치학
우리 정부는 이러한 왕 부장의 태도에 의연하게 대처해야 한다. 결코 일희일비(一喜一悲)하지 않아야 한다. 우리의 사드 결정은 한반도 안보를 위한 최소한의 필수적 조치였으며, 이 문제로 인해 북핵 공조에 균열을 가져와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 한·중 관계는 정책적 신뢰에 기초한 우호관계를 유지했다. 최근의 사태로 그동안 유지된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의 기반을 약화시키지는 않을 것이며, 전략적 소통을 통해 더 많은 대화와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선에서 우리의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

북한은 이러한 와중에도 보란 듯이 미사일 위협을 확대해 나가고 있으며, 우리 국민을 불안하게 하기 위한 시도를 멈추지 않고 있다. 이미 핵시설이 위치한 울진을 사거리에 두고 있음을 공공연하게 보여준 바 있고, 무수단 미사일을 고각으로 발사함으로써 국내 미군 기지나 우리 군 지휘부를 공격할 수 있음을 암시한 바 있다. 또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추가로 발사함으로써 북한의 공격수단이 사드의 방어범위를 초월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특히 북한이 미사일 발사장면을 감추기보다 노동신문과 조선중앙TV를 통해 사진과 영상까지 공개하며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이는 분명 우리의 국론을 분열시키고 사드무용론을 확대하기 위한 심리전을 펴기 위함이다. 23일 공개한 노동신문에 탄도미사일의 비행시간, 각도, 주엔진과 보조엔진의 작동상태가 담긴 그래프까지 공개하고 핵기폭장치를 실험했다는 주장을 편 것은 전자기파(EMP)탄에 근접한 기술적 진보를 이룩했음을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북한의 메시지는 명확하다. 더 이상 자신들을 좌시해선 안 되며, 북·미 대화만이 엄청난 희생과 핵전쟁의 화마로부터 피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차기 대선 후보를 선출한 전당대회에서 공화당은 북한을 노예국가로 단정했고, 대화의 의지를 읽을 수 있는 부분은 전혀 없었지만 김정은은 트럼프가 주장하는 미군 철수론에 실낱같은 기대를 걸고 있을 것이다. 북한이 최근 남파 간첩 출신 윤동철을 대남 공작기구 수장에 임명한 것이나 16년 만에 남파 간첩 지령용 ‘난수 방송’을 재개한 것도 우리 사회의 불안 심리를 자극하기 위함이다.

김정은이 북한 전 지역을 미사일 요새화하겠다는 지침을 내렸다는 것은 더 이상 놀랄 일이 아니다. 문제는 중국이 이러한 북한을 두둔하는 모습은 결코 국제사회의 지지를 얻지 못할 것이다. 우리는 미·중관계의 대결구도 속에서 중국이 무엇을 불편해하는지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북한 위협의 실체를 알리고 국제공조의 큰 원칙 속에서 당당하게 행동하고 의연하게 중국의 협조를 구해야 할 것이다.

홍규덕 숙명여대 교수·국제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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