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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지마, 연재… 너의 투혼은 금메달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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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08-21 19:22:10 수정 : 2016-08-21 22:4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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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연재, 합계 72.898로 종합 4위 ‘올림픽에 나가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손연재가 되자.’

중학생이던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22·연세대)가 훈련을 마치고 매일 일기장에 다짐하듯 적은 문구다. 막연하게 꾸던 꿈이었지만 꾸준히 성장한 손연재는 4년 전 런던 올림픽에서 5위에 오르며 세계를 놀라게 하더니 리우 올림픽에서 4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염원하던 아시아 선수 최초 올림픽 리듬체조 메달 획득은 실패했지만 손연재는 4년간 갈고 닦은 기량을 본 무대에서 마음껏 발휘한 끝에 자신과의 약속을 지켰다.

아쉬운 눈물 21일 리우 올림픽 리듬체조 개인종합 결선에서 4위를 확정지은 손연재가 관중석의 어머니와 눈이 마주치자 울음을 터뜨릴 것 같은 표정으로 손을 흔들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손연재는 21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아레나서 열린 리우 올림픽 리듬체조 개인종합 결선에서 후프(18.216점)-볼(18.266점)-곤봉(18.300점)-리본(18.116점) 4종목 합계 72.898점으로 4위를 기록했다. 마지막까지 경쟁하던 우크라이나 간나 리자트디노바(23·73.583점)가 동메달을 차지하자 손연재는 참았던 눈물을 왈칵 쏟았다. 

전날 후프에서 실수를 한 손연재는 한층 더 긴장한 모습으로 매트에 섰다. 그는 모든 종목에서 루틴에 따라 위아랫니가 환하게 보이도록 크게 웃으며 등장했다. 이어 어깨를 한 번 으쓱한 뒤 밝은 미소를 선사하며 심사위원 및 관중을 사로잡았다.

손연재가 21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올림픽 아레나에서 열린 리듬체조 개인종합 결선에서 후프 연기를 펼치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AP연합뉴스
금메달을 차지한 마르가리타 마문(21·러시아·76.483점)과 은메달리스트 야나 쿠드랍체바(19·러시아·75.608점)에 비해 손연재의 연기는 화려하지 않았다. 난도가 다소 낮았지만 자신의 장기인 포에테 피봇(한쪽 다리를 고정하고 다른 다리를 펴서 회전하는 기술)을 매 종목 9∼10바퀴씩 넣어 할 수 있는 기량의 최대치를 뽐냈다. 연기를 깔끔하게 펼친 손연재는 종목별로 18점대 점수를 얻었다. 그는 “전날 실수가 있어 긴장했지만 결선에서 완벽히 해내 만족한다”며 “메달은 못 땄지만 제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서 기쁘다. 나한테 100점을 주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손연재에게 이번 올림픽은 어느 대회보다 큰 부담이었다. 1984년 LA대회에서 올림픽 정식 종목이 된 리듬체조에서 아시아 선수가 개인전 메달을 딴 사례가 한 번도 없다. 아시아 선수 최초 올림픽 메달 도전이라는 열망은 20대 초반 손연재가 감당하기에 무거운 짐이었다. 하지만 이를 극복한 손연재는 전통의 강호들 틈에서 아시아 선수로는 올림픽 개인종합에서 최고의 성적을 남기며 대회를 마무리했다. 그는 “런던 올림픽을 준비할 때는 정말 재밌었는데 이번에는 정말 힘들어서 운동을 때려치우고 싶은 심정이었다”고 털어놓았다.

밴드로 감싼 요정의 발 손연재가 지난 18일 훈련을 하다 리듬체조용 반슈즈의 끈을 매만지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사실 손연재는 2014 인천 아시안게임 개인종합 금메달을 목에 건 뒤 은퇴를 마음먹었다. 슬럼프가 찾아왔는데 올림픽까지 잘 치를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때 어머니 윤현숙(48)씨는 딸에게 “아시안게임 끝나고 다 보여주지 못한 것을 조금 더 노력해서 올림픽으로 마무리 지었으면 좋겠다”고 설득했다.

간발의 차로 메달 획득을 놓친 탓에 일각에서는 손연재의 2020 도쿄올림픽 도전 가능성을 제기했다. 송희 리듬체조 국가대표 코치는 “몸 관리만 잘 하면 4년 뒤 도전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손연재는 “이번을 마지막으로 죽기 살기로 했다. 다음은 쉬면서 천천히 생각해보겠다”고 밝혔다.

리우데자네이루=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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