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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형창의 따봉 리우] 불안에 떨게 했던 리우도 ‘사람 사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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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08-23 20:48:10 수정 : 2016-08-24 10:2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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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혹평에 가기 전 겁먹어
만나는 시민마다 친절 가득
한 달간 겪어 보니 과장 심해
불안한 치안, 지카 바이러스, 테러 등 각종 위험 요인을 안고 출발했던 리우 올림픽이 비교적 무사히 막을 내렸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한 달 가까이 지내보니 리우를 둘러싼 여러 얘기들은 과장된 측면이 컸다. 그냥 ‘사람 사는 곳’이었다.

리우 시민들은 자신을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는 것을 가장 싫어했다. 미국 수영 선수들의 강도 피해 거짓 신고 의혹이 불거졌을 때 리우 시민들은 격노했다. 이번 대회 금메달리스트이자 미국 수영 간판스타인 라이언 록티 등 4명은 택시를 타고 선수촌으로 돌아가는 길에 무장 강도를 만났다고 신고했다. 하지만 조사 결과 이들의 주장은 거짓으로 드러났고 미국올림픽위원회가 나서서 공식 사과했다. 사건이 알려진 뒤 만난 한 택시기사는 포르투갈어와 어설픈 영어를 섞어가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외신을 통해 먼저 접한 브라질은 시작도 하기 전부터 공포에 떨게 했다. 이 때문에 주변에서도 ‘조심하라’는 말을 귀가 따갑도록 들었다. 출국 전 만난 주한 브라질 대사의 “안전하니 크게 걱정 말라”는 말에도 안심할 수 없었다.

그러나 직접 경험한 리우는 못 살 곳은 아니었다. 외신의 혹평이 오보였는지 착각할 정도였다. 곳곳에 배치된 경찰과 군인의 역할도 있었지만 올림픽을 무사히 치러내겠다는 리우 시민들의 의지를 곳곳에서 느꼈다. 기자는 리우의 명물 ‘예수상’을 보려고 시내버스를 탔는데 번호를 착각해 다른 버스에 탔다는 걸 뒤늦게 알았다. 우왕좌왕하고 있는데 마침 영어를 할 줄 아는 승객이 있어 자초지종을 설명했더니 함께 내려 갈아타야 할 버스를 알려줬다. 거리에서 길을 물을 때도 도와주고 싶지만 영어를 못하는 경우는 있어도 모른 척 지나가는 이들은 드물었다. 시내에서 갑자기 다가오는 걸인을 만날 때도 있었지만 이런 풍경이 리우에만 있는 건 아니다.

수시로 날아드는 모기로 위험하다는 경고도 수없이 들었다. 그러나 양궁 경기가 열린 삼보드로무와 탁구 등이 열린 리우센트루에서 몇 차례 모기에 물렸지만 그 외에는 찾기 힘들었다. 물리는 빈도도 한국과 비교해보면 비슷했다.

리우 시민들은 ‘세계 3대 미항’에 살고 있다는 자부심이 대단하다. 그만큼 이파네마, 코파카바나 해변은 주변 산과 어우러져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혹시나 리우에 올 일이 생기면 편안한 마음으로 자연경관과 인간미를 즐기면 된다고 자신 있게 말하고 싶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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