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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있는 스포츠] “첫 사령탑으로 10연패도… 시즌 준비에 좋은 약 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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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08-30 21:33:33 수정 : 2016-08-30 21:3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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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손해보험 2년차 감독 강성형 1976년 금성 배구단으로 창단한 LIG손해보험은 지난해 6월 대대적인 변화를 맞았다. 모기업이 KB손해보험에 편입되면서 팀명을 바꾸며 새롭게 출발했다. 그리고 현역 시절 화려하진 않아도 공수에 걸쳐 탄탄한 기본기가 돋보였고 오랜 기간 코치로 내공을 쌓은 강성형(46) 감독을 초대 사령탑으로 선임하며 체질개선을 꾀했다. 그러나 만년 하위권을 전전했던 KB손해보험은 쉽게 달라지지 않았다. 10승26패로 7팀 중 6위. 강 감독은 “15년이란 긴 세월을 코치로 보내다 처음 맡은 감독직은 한 마디로 어려웠다. 10연패도 해봤지만 그래도 좋은 경험이 됐다. 올 시즌을 준비하면서 큰 도움이 됐다”고 지난 한 해를 돌아봤다.

사령탑 2년차를 맞은 강 감독에게 올 시즌은 더없이 중요하다. 팀 창단 40주년이라는 대의명분도 있고 프로 감독으로서 성적이 곧 거취와 연결되기 때문이다. 강 감독과 선수들은 지난 28일부터 일본 시즈오카에서 전지훈련 중이다. 다음달 8일까지 현지 실업팀들과의 연습 경기를 통해 여름 훈련의 성과를 확인하고 보완점을 확인해 다가올 2016~17 V-리그의 초석을 다질 계획이다. 


사령탑 2년차를 맞은 KB손해보험의 강성형 감독이 29일 일본 시즈오카에서 가진 전지훈련에서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2010∼11시즌 이후 다섯 시즌째 ‘봄배구‘ 진출에 실패한 팀의 잔혹사를 강 감독이 끊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KB손해보험 제공
30일 전지훈련장에서 만난 강 감독은 “비시즌 동안 가장 중점적으로 훈련한 부분이 리시브다. 리시브 안정을 통해 센터진의 공격 점유율을 높이면 측면 공격까지 시너지 효과가 날 것”이라며 “강성형 배구는 화려함보다는 세밀함과 정교함, 희생을 강조하는 배구다. 연결 동작이나 강·연타의 적절한 조화 등 팀을 위한 희생이 절실하다. 이번 전훈에서도 그 부분을 중점적으로 강조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KB손해보험은 29일 일본 V.프리미어리그 파나소닉 팬더스와 가진 첫 연습경기에서 세트스코어 2-2로 비겼다. 무승부를 거두긴 했지만, 강 감독이 강조하는 세밀함에선 아직 부족한 모습이 엿보였다. 강 감독은 “첫 연습경기인 데다 실제 경기 때와는 다르게 오전 웨이트 트레이닝을 강하게 했기 때문에 선수들의 몸이 무거웠을 것”이라며 “그래도 아쉬운 것은 사실이다. 남은 연습 경기에서 보완해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비시즌간 KB손해보험 선수단에는 변화가 있었다. 약점이던 센터진 보강을 위해 V-리그 통산 블로킹 1위(864개)에 빛나는 이선규(35)를 자유계약 선수로 영입했다. 그 과정에서 국가대표 리베로 부용찬을 삼성화재에 보상선수로 내줬다. 부용찬의 공백은 삼성화재에서 자유계약 선수로 풀린 곽동혁(33)으로 대체됐다. 강 감독은 “곽동혁의 성인 배구 시작이 전신인 LG화재다. 오랜만에 돌아온 친정팀에서 제 몫을 해줄 것이다. 책임감을 가지라고 부주장도 맡겼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올 시즌부터는 남자부도 외국인 선수를 트라이아웃 제도로 바꿨다. 외국인 선수 기량의 하향 평준화가 예상되는 만큼 공격진을 조율할 베테랑 세터 권영민(36)의 활약이 절대적으로 중요해졌다. 지난 시즌 현대캐피탈에서 KB손해보험으로 이적해 큰 기대를 모았지만 권영민은 통산 세트 1위(1만2479개)의 명성에는 어울리지 않는 모습을 보이며 부진했다. 강 감독은 “영민이에게 주장을 맡기며 ‘올 시즌 우리 팀의 중심은 너’라는 것을 확실히 심어줬다. 세터가 돋보이는 토스가 아닌 공격수의 성향에 딱 맞게 올려주는 토스 등 기본으로 돌아가라고 주문했다”며 오랜 기간 사제지간을 맺어온 권영민의 분발을 촉구했다. 트라이아웃 2순위로 영입한 아르투르 우드리스(26·벨라루스)에 대해선 “아직 웨이트 트레이닝이 부족하지만 신장(212cm)도 좋은 데다 점프력이나 순발력도 나쁘지 않다. 테크닉 부분은 가르치면 금방 향상되는 모습도 긍정적이다. 다만 성격적으로 적극성이나 승부욕을 보여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권영민과 이선규, 곽동혁, 간판스타 김요한(31)과 센터 하현용(34)까지 올 시즌 KB손해보험은 30대 이상의 베테랑 위주의 라인업이 예상된다. 현대 의학과 트레이닝 기술의 발전으로 선수 생명이 훨씬 연장된 것은 사실이지만 6개월에 가까운 장기레이스엔 분명 약점이 될 수 있다. 강 감독 역시 이를 잘 알고 있다. 그는 “최근 몇 시즌 동안 성적이 잘 안 나왔기에 당장 성적을 내기 위해 베테랑 위주로 선수를 구성했다는 지적을 인정한다”며 “멀티 포지션이 가능한 이강원을 비롯해 1월 제대해 돌아오는 세터 이효동 등 ‘잇몸’을 총동원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강 감독은 다가올 V-리그의 성패를 가를 포지션으로 리시브를 주로 전담하는 윙리시버를 꼽았다. 그간 KB손해보험의 고질적 약점으로 꼽힌 포지션이다. 현역 시절 최고의 윙리시버이던 강 감독이 본인의 포지션을 고민한다는 게 참 아이러니하다. 지난 시즌 이 자리 주전을 꿰찼던 손현종(24)이 지난 4월 피로골절로 수술해 시즌 초반 결장이 불가피하다. 강 감독은 “초반엔 황두연과 김진만으로 그 공백을 메울 것이다. 신장(197cm)이 큰 손현종이 가세하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 확신한다”고 계획을 밝혔다. 그는 이어 “시즌 초반 얼마나 잘 버티느냐가 봄배구 진출 여부를 결정할 것이다. 최근 몇 시즌 동안엔 초반에 너무 무너져버려 도전 기회조차 잡지 못했다. 초반 분위기를 확 잡는 데 주력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시즈오카(일본)=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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