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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당선에 신흥국 채권시장 타격…"예상보다 여건은 좋아"

입력 : 2016-11-14 10:20:46 수정 : 2016-11-14 10: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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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이후 최대 하락…"신흥국 펀더멘털 양호해 투매 제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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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의 당선으로 촉발된 신흥국 채권시장의 급락이 겉으로 나타난 것보다는 그다지 심각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신흥국 채권의 가격은 미국 대선 결과가 발표된 9일부터 11일까지 7.3%가 하락했다. 사흘 동안의 낙폭으로는 2008년 10월 이후 최대였다.

올해 들어서 지난주까지 신흥국 채권의 투자수익도 이에 따라 8.5%로 내렸다. 불안해진 투자자들은 지난 10일 세계적인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신흥국 채권펀드에서 3억100만 달러를 빼낸 것으로 알려졌다.

신흥국 외환시장에서 같은 현상이 벌어졌다. 멕시코 페소화 가치는 12% 하락해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고 브라질 헤알화와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랜드화 가치가 6% 이상 하락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그러나 이른바 '트럼프 탠트럼(발작)'에 의한 투매는 제한적일지 모른다고 지적하면서 신흥국 시장의 트레이더들은 기회를 기다리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JP모건체이스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개도국 통화의 변동성 지수는 11.3%로 올해 2월의 13.4%보다 낮다. 게다가 신흥국의 환차손 헤지비용은 지난 10일 5개월 만에 최고치인 4.3%를 가리켰지만 이것 역시 중국 위안화의 전격적인 평가절하로 시장이 요동쳤던 2015년 8월의 6.9%보다는 상당히 낮다. 

UBP의 전략가인 쿤 추는 최근의 신흥국 채권 급락이 대단히 좋은 매수 기회를 조성했다고 밝히면서 "한두 주일 뒤에는 미국 국채 금리가 안정되는 단계에 이를 수 있고 그렇게 되면 신흥국 시장도 회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바닥이라는 말하기는 아직 이르지만 브라질과 러시아 채권, 콜롬비아와 페루 통화 등이 매력적으로 보이기 시작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아시아 통화의 환율은 당분간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신흥국 시장의 향후를 긍정적으로 보는 한 가지 이유는 3년 전에 당시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유동성 공급을 축소할 가능성을 시사함으로써 이른바 '테이퍼 탠트럼'이 발생한 때에 비해 펀더멘털이 양호하다는 점이다.

브라질과 러시아가 경제침체를 탈출하고 있는 것을 비롯해 신흥국 전반의 경제성장률은 2010년 이후 처음으로 반등하고 있다는 것이 국제통화기금(IMF)의 추정이다.

모건스탠리가 최약체 5개국으로 꼽았던 남아공과 브라질, 터키, 인도, 인도네시아의 국내총생산 대비 평균 경상수지 적자도 2013년의 5%에서 2.4%로 줄어들었다.

모건스탠리와 씨티그룹의 전략가들은 그러나 신흥국 시장의 하락이 심화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자가 공약한 보호무역 조치가 현실화한다면 신흥국의 수출이 둔화하고 신흥국으로 들어가는 투자가 위축될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씨티그룹의 더크 윌러 애널리스트는 미국과 유럽, 일본의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올리거나 추가 양적완화를 중단한다면 미국 국채 금리가 올라가고 신흥국 시장을 더욱 압박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모건스탠리의 애널리스트들은 투자자들이 신흥국 시장을 과매수했다고 지적하면서 투매가 확대된다면 보유 비중을 줄이고 헤지를 늘려야 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렇게 되면 신흥국 시장의 하락은 속도가 붙는다는 지적이다.

자산운용사인 GAM UK에서 율리우스 베어 신흥국 채권펀드를 운용하는 폴 맥나마라는 최근의 투매는 "다소 지나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트럼프 신행정부의 등장이 신흥국에 미칠 영향이 확실해질 때까지는 관망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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