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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애독서] 공정경쟁과 재기 돕는 배려가 창조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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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11-22 01:07:06 수정 : 2016-11-22 01: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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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으로 창조하라 / 김상근 지음 살아가다 보면 삶의 에너지가 고갈되거나 상상력이 메말라진다고 생각될 때가 있다. 그럴 때는 주로 인문학에 관한 책을 읽는다. 이 중 연세대학교 김상근 교수가 쓴 ‘인문학으로 창조하라’는 책을 소개하고자 한다. 저자는 “14세기 말부터 시작된 유럽의 르네상스 운동은 중세 1000년의 암흑시대를 종결시키고 아름다움에 대한 새 가치창조가 극에 이르는 문화혁명을 이루었다. 다시 그리스, 로마 시대의 인문학이 부활된 시기이다. 인문학과 르네상스는 우리에게도 필요한 시대정신이다. 인문학의 기본가치는 무엇인가? 르네상스시대의 창조성은 어떻게 시작되었는가? 왜 우리는 다시 인문학과 르네상스 시대에 주목하는가”에 관하여 서술하고 있다.

인문학의 역사를 보면 최초의 인문학은 플라톤의 아카데미에서 태동했다. 인간의 본질을 성찰하면서 창조적 사고를 이끌어냈던 그리스 인문학은 이후 폐쇄적이며 배타적으로 변해 갔고. 이에 대한 반발로 신생국인 로마에서 새로운 학문이 싹트기 시작했다. 그것은 로마의 법률가이면서 정치·사상가였던 키케로의 인문학이었다. 이후 중세 암흑기를 거쳐 폐쇄적으로 변한 중세 인문학을 다시 부활시킨 사람은 르네상스 인문주의 운동의 아버지로 불리는 14세기 이탈리아 문학가 페트라르카와 데카메론의 저자인 보카치오다.

여상훈 서울가정법원장
인문학의 부활과 함께 본격적으로 피렌체에서 르네상스가 태동된 시점을 보통 1402년으로 잡는다. 그 직전 해에 공모된 성 세례 요한 세례당 청동문 제작을 통해 르네상스의 창조정신이 탄생했기 때문이다. 청동문 제작은 브루넬레스키가 기베르티와 치열하게 경쟁하다 사퇴하면서 기베르티 몫이 됐다. 브루넬레스키는 큰 패배감을 맛보았으나 좌절하지 않고 로마에서 새로 건축을 배운 후 고향 피렌체로 돌아왔다. 피렌체 사람들은 그를 대환영하고 다시 기회를 줬다. 그는 결국 피렌체 두오모 성당의 돔을 완성해 르네상스 최고의 건축물을 내놓았다. 

피렌체에서 아름답고 창조적인 르네상스 시대가 개막된 이유를 눈여겨봐야 한다. 브루넬레스키와 기베르티 사례에서 본 바와 같이 첫째는 공정한 규칙을 보장하면서 치열한 경쟁을 유도하고 두 번째는 경쟁에서 진 사람에게도 다시 한 번 기회를 줬기 때문이다. 경쟁을 시키되 공정한 룰을 적용하고, 패배자에게도 다시 한 번 일어설 기회와 용기를 줌으로써 창조적인 르네상스 시대를 열 수 있었다. 새로운 가치창조를 꿈꾸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여상훈 서울가정법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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