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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로그인] 죄는 미워하되 ‘립밤’은 미워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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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12-08 21:33:25 수정 : 2016-12-08 21:3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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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마 100개를 먹은 듯한 답답함이 밀려온다.’

지난 6일 ‘최순실 게이트’ 진상규명을 위한 국회 국정조사 특위 1차 청문회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그의 기억력은 한국 최고기업 ‘삼성’의 총수라는 간판이 무색했다.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 ‘기억이 안 난다’, ‘송구스럽다’였으니.

이날 청문회에서 이 부회장이 쓴 ‘립밤’이 난데없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그는 청문회 도중 입술이 말랐는지 립밤을 수시로 발랐는데 그게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당일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서 한동안 ‘이재용 립밤’이 내려오질 않았다.

손에 가려 끝부분만 겨우 보일 정도였는데 순식간에 제조사, 모델명, 최저가까지 줄줄이 밝혀졌다. 그 짧은 시간에 정보를 캐낸 ‘네티즌 수사대’와 발 빠르게 상품 판매를 시작한 인터넷쇼핑 업체들에 절로 박수가 나온다.

이날 결국 우리가 알아낸 것은 고작 립밤의 정체였다. 국내 정식 수입 상품이 아니라 미국 직배송으로 구매해야 하며, 자외선 차단지수는 20이고, 체리향-수박향-산딸기향 등 향이 다양하다는 것. 네티즌 말마따나 ‘재벌이 쓰는데’ 가격은 약 2400원으로 저렴한 편이다.

잠시 화면에 비친 립밤에 대해선 이렇게나 자세히 알 수 있었는데 134분이나 소요된 질의응답에선 무엇 하나 시원하게 밝혀내질 못했다. 오늘 인터넷 쇼핑몰의 립밤 광고를 보고 있자니 씁쓸함이 밀려온다.

나진희 디지털미디어국 소셜미디어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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