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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남의월요일에읽는시] 파란 줄무늬 셔츠를 입은 남자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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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12-18 21:56:26 수정 : 2016-12-19 17: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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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향란(1962~)


김영남 시인
주변을 둘러봐도, 또 필자가 느끼기에도 지금처럼 서민들이 견디고 살기 힘들어해한 적이 없었던 것 같다. 현재가 암울해도 그래도 희망의 내일을 예견하며 용기를 내곤 했는데 지금 대한민국 상황은 제 분야가 부정적으로만 비쳐진다. 잊고 살자 해도 매일 언론매체에 쏟아지는 그 얼굴, 그 이름 때문에 이마저도 용이하지 않다. 이럴 땐 어떻게 하면 좋을까. 자꾸 기분 좋은 일을 떠올리고 기분 좋은 사람을 만나 그 자리를 기분 좋은 화면으로 대체해보는 거다. 인용시는 그런 기분 좋은 사례로 소개할 만하다. 문득 지나가는 남자가 지은이의 썰렁한 자리에 기분 좋은 화면을 제공한다. ‘파란 줄무늬 셔츠를 입은 남자’를 만나자 시인은 가던 길 멈추고 내가 먼저 떠났지만 못 잊어하는 옛 애인을 간절하게 떠올린다. 그 애인의 파란 줄무늬 셔츠 한 벌이 시인의 가슴속에서 아직까지 얼룩말처럼 뛰어다니고 있다는 걸 숨 가쁘게 호소하면서 말이다. 이후 시인의 발걸음과 표정이 또 얼마나 밝아졌을까. 나도 ‘파란 줄무늬 스카프를 두른 여자’라도 만나고 싶어진다.

김영남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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