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최현태 기자의 와인홀릭] 크리스마스에 어울리는 와인은?

관련이슈 최현태 기자의 와인홀릭 , 디지털기획

입력 : 2016-12-21 15:42:48 수정 : 2016-12-21 15:42:48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연말 모임 분위기 한껏 돋우는 와인 총정리

각종 모임이 많은 연말입니다. 모두가 설레이는 크리스마스가 이번 주말로 다가왔네요. 사랑하는 가족과, 연인, 친구들과의 모임에 빠질 수 없는 것이 있지요. 바로 한 잔의 와인입니다. 사랑하는 이들과의 만남은 그 자체로도 행복하지만 와인이 있다면 모임의 즐거움이 한층 커질겁니다.

 

모젤 크리스마스 리슬링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닮은 포도 품종인 리슬링으로 빚은 와인부터 쵸콜릿을 닮은 와인까지 모임에 성격에 따라 고를 수 있는 다양한 와인들이 있답니다. 그중 가장 인기있는 와인이 모젤(Mosel) 크리스마스 리슬링과 크리스마스 로제입니다. 보틀을 크리스마스 트리 모양으로 만들어 모임 분위기를 한껏 살려준답니다. 2014년과 2015 베를린 아시아 와인트로피에서 리슬링이 금메달, 로제가 은메달을 수상했을 정도로 뛰어난 품질을 자랑합니다. 두 와인 모두 잔당이  약 45g 정도인 가벼운 스위트한 맛으로 크리스마스때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와인이랍니다. 로제는 피노 누아 품종과 같은 슈페트부르군더(Spaetburgunder)로 만들었습니다.

 

모젤 크리스마스 로제
독일은 ‘화이트 와인의 왕’으로 불리는 리슬링(Riesling) 품종의 강국입니다. 전세계 리슬링 와인의 60%가 독일에서 생산될 정도랍니다. 그런 독일에서 모젤은 가장 오래된 와인산지로 라인가우와 함께 독일 리슬링을 대표하는 곳입니다. 수출되는 리슬링의 20% 가량이 바로 모젤에서 생산됩니다. 포도밭은 독일·프랑스 국경과 라인강 사이에 있습니다. 트리에(Trier)라는 고대 로마 도시 남쪽부터 라인강으로 연결되는 코블렌쯔(Koblenz) 북쪽지역까지 약 250km에 달하는 모젤강과 지류인 자르(Saar), 루버(Ruwer)강의 빼어난 풍광을 따라 세계 최고의 품질의 리슬링 와인을 생산하는 와이너리들이 모여있습니다.

 

모젤 지역 위치
모젤 크리스마스 와인 생산자는 자르-모젤-빈쩌젝트(Saar-Mosel-Winzersekt), 줄여서 SMW로 1983년 자르강과 모젤강 지역의 혁신적인 양조철학을 지닌 와이너리 32개가 모여서 설립됐습니다. 현재는 약 130여개의 회원사를 거느린 와인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빈쩌젝트는  ‘와인생산자의 젝트(Sekt)’라는 의미랍니다. 독일에서는 스파클링을 젝트라고 부르는데 다른 와인을 섞지 않고 생산자의 와인으로만 만든 독일 최고급의 젝트를 의미합니다.

 

SMW 본사 전경
이미 1994년에 SMW의 젝트가 168개의 샴페인, 크레망, 까바, 젝트, 스푸만테 등의 스파클링 와인이 출품된 와인매거진 셀렉션(Selection)의 블라인드 테이스팅 대회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는 군요. 2006년에는 독일농업협회(German Agricultural Society)로부터 최우수 젝트생산자상도 수상했답니다.

 
아기 예수가 그려진 부샤르 페레 에 피스 빈 드 랑팡 제쥐
크리스마스에 예수 탄생 스토리도 빼놓을 수 없지요. 부샤르 뻬레 에 피스(Bouchard Pere & Fils)가 생산하는 빈 드 랑팡 제쥐(Vigne de L'Enfant Jésus)는 ‘아기 예수의 와인’이라는 뜻을 지닌 와인으로 레이블에 아기 예수가 그려져 있답니다. 부샤 뻬레 피스는 1731년 직물사업을 하던 미셸 부샤(Michel Bouchard)와 그의 아들이 설립한 와이너리로 프랑스 유명 와인생산지 부르고뉴에서 가장 오래된 생산자입니다. 원래 포도밭에 자갈이 많아 레 그레브(Les Grèves)로 불렸는데 17세기 와이너리 소유주이던 카르멜파 수도회가 당시 아기를 임신하지 못하던  앤 여왕에게 “루이 14세를 출산할 것이다”고 한 예언이 적중해 아기 예수의 와인이라는 새 이름이 붙여졌다는 군요. 부르고뉴 꼬뜨 드 본 피노 누아 100%인 이 와인은 질감이 마치 아기의 피부와 같이 너무나 곱고 매끈해 한번 마셔보면 아기 예수의 와인이란 이름이 얼마나 잘 어울리는지 알수 있답니다.

스페인 보데가 보코빠의 마리나 에스푸만테
부샤르 페레 에 피스는 부르고뉴의 핵심인 꼬뜨 도르(Côte d'Or) 지역에만 무려 130ha의 밭을 소유한 부르고뉴의 최대 지주로 특등급인 그랑 크뤼 밭이 12ha, 프리미에 크뤼(1등급) 밭이 74ha에 달할 정도로 최고급 포도밭을 대거 보유하고 있답니다. 최근에는 샤블리 와인만을 전문으로 생산하는 윌리엄 페브르(William Fevre)를 인수해 부르고뉴 최고의 네고시앙(Negociant)으로 발돋움 하고 있습니다.

 스파클링도 파티에 가장 잘 어울리는 와인입니다. 입술을 간지럽히는 기포가 파티의 흥을 붇돋아 주기 때문이지요. 스페인 보데가 보코빠(Bodegas Bocopa)의 마리나 에스푸만테(Marina Espumante) 레드는 레드 품종인 모나스트렐 100%로 빚은 독특한 스파클링입니다. 보틀 전체가 정열적인 레드로 뒤덮여 크리스마스 파티에 안성마춤입니다. 레드 스파클링 특유의 진한 맛과 신선함을 함께 느낄수 있답니다.

파이퍼 하이직 뀌베 브륏
 ‘마릴린 먼로의 샴페인’으로 유명한 파이퍼 하이직 뀌베 브륏(Piper Heidsieck Cuvee Brut)도 정열적인 레드 레이블이 인상적입니다. 2015년 파인 샴페인 매가진(Fine Champagne Magazine)이 선정한 넌빈티지 샴페인 1위에 선정된 와인입니다. 먼로는 “샤넬 넘버5와 함께 잠이 들고 파이퍼 하이직 한잔과 함께 하루를 시작해요”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을 정도로 생전에 파이퍼 하이직 샴페인을 끔찍하게 사랑했답니다. 피노 누아와 피노 뮈니에를 블렌딩했고 칸 영화제 공식 와인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산테로 모스카토 스푸만테 크리스마스
 이탈리아 산테로 모스카토 스푸만테 크리스마스(Santero Moscato Spumante Christmas) 에디션도 크리스마스 느낌을 잘살린 스프클링 와인입니다. 레이블에 밤하늘에 하얀 눈꽃이 떨어지는 마을 풍경을 아기자기하게 담은 이 와인은 1만원 미만의 저렴한 가격으로 대형마트에 구입할 수 있어 부담없이 즐길 수 있답니다.

 
쵸콜릿 박스
크리스마스에는 케잌과 쵸콜릿도 필수품이지요. 쵸콜릿을 대신할 ‘쵸콜릿 덩어리’ 같은 와인이 있답니다. 로클랜드 이스테이트(Rocland Estate)가 만드는 남호주 와인인 ‘쵸콜릿 박스(Chocolate Box)’입니다. 고품질 쉬라즈만의 특징인 초콜릿 향과 오크숙성에서 오는 토스트향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마치 쵸콜릿을 먹는 기분이 듭니다. 쵸콜릿 박스 다크 쵸콜릿은 쉬라즈 100%, 쵸콜릭 박스 트러플 쵸콜릿은 카베르네 쇼비뇽 100%, 쵸콜릭 박스 체리 쵸콜릿은 그르나슈 53%, 쉬라즈 30%, 마타로 17%가 블렌딩됐습니다.

그라함 30년 토니 포트
 ‘치명적인 달콤함’을 지닌 포르투갈 주정강화 포트(Port) 와인도 연인들의 달콤한 크리스마스를 만들어 줄 겁니다. 2012년에 열린 엘리자베스 여왕의 즉위 60주년 기념 행사에 사용된 그라함 포트(Graham’s Port)는 장기 숙성에서 오는 놀라운 농축미와 파워풀한 아로마, 우아함으로 여왕의 찬사를 받았다는 군요. 그라함 30년 토니 포트는 여러 해의 포트를 섞어 평균 30년 이상 숙성한 포트 와인으로 그랑 크뤼급 와인의 섬세한 숙성향과 최고급 브랜디나 위스키의 풍미를 농축한 듯한 진한 아로마가 돋보입니다.

슈테른탈러 글루바인
 따뜻하게 데워 마시는 글루바인(Glühwein)도 추천합니다. 겨울이 몹시 추운 독일이나 스칸디나비아 지역에서 감기 예방을 위해 마시던 전통 음료에서 유래했답니다. 프랑스에서는 뱅쇼(Vin Chaud), 미국에서는 뮬드 와인(Mulled Wine)이라 부르는데 와인에 사과, 오렌지, 레몬 등의 과일과 시나몬 스틱, 클로브, 정향, 계피 등을 넣고 20∼30분 은근히 끓이면 됩니다. 슈테른탈러 글루바인은 간편하게 70도 정도로 데우기만 하면됩니다. 독일 뉘른베르크 지역 글루바인 레시피로 만들었는데 알콜 도수는 10%로 연말 모임과 잘 어울립니다.

산타 헬레나(Santa Helena) 100+
 부모님과 함께 하는 자리라면 칠레 카베르네 소비뇽 100% 와인 산타 헬레나(Santa Helena) 100+가 자식의 따뜻한 마음을 잘 전달해 줄겁니다. 이 와인은 수령이 100년 이상된 올드바인에서 생산된 포도로 만듭니다. 특히 헬레나는 그리스어로 ‘태양처럼 반짝이는 빛’이라는 뜻을 담고 있어 소중한 부모님의 무병장수를 기원하며 함께 마시기 좋답니다.

실레니(Sileni) 리미티드 에디션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술의 신 디오니소스의 양부이자 스승인 반인반수 실레노스(Silenus)에서 모티브를 얻은 뉴질랜드 와인 실레니(Sileni) 리미티드 에디션도 연말 모임과 좋은 궁합을 이룹니다. 소비뇽 블랑과 피노 누아 두 가지인데 고대 와인메이킹 장면에 현대적인 파티 아이콘을 덧씌워 파티 느낌을 잘 살렸습니다. 소비뇽 블랑은 시원한 청량감이 들게하는 짜릿한 산도와 미세한 잔당감이 감칠맛을 줍니다. 피노 누아는 질감이 부드럽고 간결한 피니쉬를 보입니다.

 그리스 신화 최고의 신 제우스는 타고난 바람둥이입니다. 애인을 거느려 정실 부인 헤라의 분노를 샀지요. 술의 신 디오니소스의 모친 세멜레가 대표적입니다. 헤라는 세멜레를 파멸시키려고 세멜레의 어릴 적 유모로 둔갑해 접근합니다. 그러고는 “제우스에게 정말 신이라면 증거를 보여 달라고 요구하라”고 유혹하지요. 세밀레가 계속 조르자 제우스는 천상의 갑옷을 입고 나타나지만, 인간 세멜레는 그 휘황찬란한 빛을 감당하지 못해 그만 재로 변하고 맙니다. 제우스는 세멜레 뱃속에 든 아기를 꺼내 자신의 허벅지에 심어 키웠는데 이 아기가 바로 디오니소스입니다. 하지만 헤라는 디오니소스를 미치광이로 만들어 세상을 떠돌게 했고 디오니소스는 포도 재배와 와인 양조법을 세상에 퍼뜨리게 됩니다. 와인 양조의 시조가 디오니소스인 셈이지요. 술의 신으로 불리는 이유랍니다. 디오니소스는 반인반수 사티로스의 일종인 실레노스 에게 맡겨져 키워지는에 실레니는 여기서 유래된 이름이랍니다. 디오니소스 즉, 바쿠스의 양부이자 스승인 셈이지요. 

최현태 기자 htchoi@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제나 '깜찍하게'
  • 정은지 '해맑은 미소'
  • 에스파 카리나 '여신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