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디지털로그인] 시인 같은 영상기자를 꿈꾸며

관련이슈 디지털로그인

입력 : 2016-12-29 21:26:33 수정 : 2016-12-29 21:28:56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올 한 해 내 페이스북 계정에 쟁여놨던 동영상들을 쭉 훑어봤다. 대체로 세 부류였다. 재미 있거나 감동적이거나 업무 등에 도움이 되는 영상이었다. ‘아빠에게 아이를 맡길 수 없는 이유’에 배꼽을 잡았고, ‘그래도 크리스마스’ 뮤비에 가슴이 먹먹해졌으며, ‘프레임 전쟁’ 시리즈에 무릎을 쳤다.

솔직히 마지막 부류의 영상을 대놓고 즐기진 못했다. 감탄하면서도 분했다. 동종 업계 경쟁자로서 기필코 저런 바이럴 영상을 만들어 보겠노라고 별렀다. 연초엔 나름 중견 기자의 ‘뉴스 촉’과 ‘AJ+’, ‘세계경제포럼(WEF)’의 영상 스타일, 널린 영상 편집 앱·프로그램을 접목하면 별것 아니라고 자신했다.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1분 남짓한 영상에 너무 많은 메시지를 담으려고 했고, ‘프리미어’ 같은 기본적인 편집 프로그램을 배우려 하기보다 ‘Quik’ 같은 반자동 편집 앱에만 기댔다. 무엇보다 내용에 걸맞은 형식을 고민하기보다는 보기에 그럴싸한 영상 스타일을 따라 하려고만 했던 것 같다.

2007년 당시 EBS ‘지식채널e’의 김진혁 PD를 인터뷰한 적 있다. 그는 “짧은 영상이 지적 쇼크나 깊은 울림을 주기 위해서는 진심과 방향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형식보다는 내용·맥락이 먼저라는 얘기였다.

세밑, 지난 몇 달간의 시행착오와 10년 전 김 PD의 조언을 곱씹어 보면서 불현듯 뉴스 영상이 소설보다는 시에 가깝다는 생각을 했다. 시가 짧지만 여운이 긴 건 정제 과정을 거쳐서일 것이다. 정말이지 시인 같은 영상 기자가 되고 싶다.

송민섭 디지털미디어국 소셜미디어부 기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제나 '깜찍하게'
  • 정은지 '해맑은 미소'
  • 에스파 카리나 '여신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