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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열의마음건강] 통하면 안 아프고, 불통하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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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1-09 00:49:16 수정 : 2017-01-09 00:4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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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감정이 섞인 말 자제해야 감동 느껴 / 마음 통하는 관계 맺는 게 행복의 지름길
한방에서는 ‘통즉불통(通卽不痛) 불통즉통(不通卽痛)’이라고 한다. 풀어보면 ‘통(通)하면 아프지 않고 통하지 않으면 아프다’는 뜻이다. 기나 혈의 흐름이 원활하면 병이 없고 원활하지 않으면 병이 생긴다는 의미다. 하지만 단지 몸만이 그럴까. 우리의 마음도 통하지 않으면 아프다. 물론 잘 통하면 즐겁고 뿌듯하다.

요즘 주위에 보면 ‘마음이 아프다’는 사람이 참 많이 있다. 마음이 아픈 이유는 사람마다 다 다를 수 있다. 하지만 그 다양하게 보이는 이유를 조금만 파고 들어가 보면 의외로 간단하다. 즉, 가까운 사람과 마음이 서로 통하지 않기 때문에 아픈 것이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죽을 때까지 다른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살아간다. 특히 우리의 삶에 영향을 많이 주는 부모, 형제, 스승, 친구, 배우자, 자녀 등과의 관계는 매우 중요하다. 심리학에서는 이 사람들을 ‘중요한 타인들’이라고 부른다. 그만큼 중요한 타인과의 관계의 질은 우리의 삶의 질과 직결돼 있다. 이들과의 관계가 즐거우면 우리의 삶도 즐겁고, 이들과의 관계가 괴로우면 우리의 삶도 역시 괴로워진다. 새해가 되면 ‘복 많이 받아라’라는 덕담을 나눈다. 복 중에 가장 중요한 복이 ‘인복(人福)’이다. 즉, 사람을 잘 만나야 한다는 것이다.

누구나 인간관계를 잘 맺고 싶어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인간관계를 잘 맺는 사람을 의외로 찾아보기 어렵다. 그도 그럴 것이 가정이나 학교 어디에서도 어떻게 하면 인간관계를 잘 맺을 수 있는지 그 방법을 알려주는 곳도 없고 훈련을 할 수 있는 곳도 없다. 다만 시중에 나도는 처세술에 관한 책을 통해 간접적으로 배울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인간관계를 잘 맺는 것은 서로 마음이 통하는 관계를 맺는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말이 통해야 한다. 마음을 전하는 가장 기본적인 수단이 말이기 때문이다. ‘말 한마디에 천냥 빚을 갚는다’는 말도 있듯이 말을 잘하는 것이 인간관계의 기본이다. 심한 갈등을 겪는 부부들과 상담을 하다 보면 결국 결론은 ‘말이 안 통해 살 수 없다’는 것이다. 말만 잘 통하면 어떤 어려움도 함께 이겨나갈 수 있다는 말도 꼭 덧붙인다.

말이 통한다는 것은 서로 감동을 느낀다는 것이다. 감동은 ‘느낄 감(感)’과 ‘움직일 동(動)’의 합성어이다. 즉, 감동은 느낌이 움직이는 것이다. 너의 느낌이 움직여 나에게 오고, 나의 느낌이 움직여 너에게 가야 한다. 그래야 감동이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감정이 섞인 오고가는 말을 해야 한다.

2016년 한 해 동안 우리 사회는 ‘불통즉통’의 교훈을 뼈저리게 느꼈다. 오죽하면 연인원 1000만명이 넘는 시민이 촛불을 들고 자신들의 답답한 마음을 나누었을까. 그것이 비록 답답하고 화나고 속상한 마음이라도 서로 통했기에 추운 겨울 거리에서 만난 사람들끼리 하나가 되는 느낌을 가졌다. 더 이상 추운 겨울이 아니었다. 2017년은 ‘통즉불통’의 기쁨을 한껏 누리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란다. 가정이나 사회, 그리고 누구와의 만남에서든지 서로 마음이 통하는 관계를 맺는 것이 행복의 지름길이다.

한성열 고려대 교수·만남과풀림 상담교육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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