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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다이옥신 파동으로 텅 빈 벨기에 식료품점의 달걀 코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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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인플루엔자(AI)가 부른 달걀 대란에 식탁이 심란하다. 30개 한 판에 1만원을 넘어 어지간한 집에선 구경하기도 힘들다는 소식이다. 요즘 달걀을 사먹는 집이 부자라는 우스갯소리가 새삼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1960∼1970년대에는 있는 집 아이들이나 달걀 프라이를 얹은 도시락을 싸왔던 것. 늑장 대응과 부실방역으로 나라가 식탁마저 서글프게 만들었다니 분통 터질 일이다.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도 못 막은 최악의 달걀 대란은 1999년 세계를 경악에 몰아넣은 벨기에 다이옥신 파동을 들 수 있다. 다이옥신은 세계보건기구에서 정한 1급 발암물질. 사료업체가 사료용 기름 대신 값싼 공업용 유지를 써 재앙을 부른 것이다. 그해 1월16일부터 공급된 닭사료가 다이옥신에 오염된 것을 보고받고도 벨기에 정부는 넉 달이나 지난 5월이 돼서야 늑장대응에 나선 것. 그것도 언론의 폭로가 없었다면 모른 척 넘어갔을 일이다. 세계는 발칵 뒤집혔다. 달걀과 닭고기뿐 아니라 가공제품까지 전량폐기에 나선 것은 물론이고 벨기에로부터 오염된 사료를 대량 수입해 쓴 프랑스와 독일 등 EU 회원국들까지 리콜사태가 벌어졌다. 한국에서도 제과제빵 원료로 들여온 달걀가공제품을 폐기하는 사태가 벌어졌을 정도. ‘달걀 스캔들’에 벨기에선 정권이 날아갔다. 그해 6월 총선에서 41년을 이어온 집권당이 격노한 민심의 심판을 받은 것. 다이옥신에 희생된 작은 달걀의 무서운 복수였다.

김규영 편집위원

△1948년 1월16일 한국 첫 오페라 ‘춘희’ 공연

△1995년 1월17일 일본 고베지진 6400명 사망

△1954년 1월18일 독도에 한국영토 표지 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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