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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민의세계,세계인] 대기오염은 인류의 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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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1-24 00:47:12 수정 : 2017-01-24 00:4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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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인구 9명 중 1명 생명 앗아가 / 미지근한 국내 대책 과감하게 바꿔야
“전 세계 도시의 약 80%가 정상치 기준보다 나쁜 대기오염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세계보건기구(WHO)가 내놓은 수치다. 대부분 도시에서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WHO는 또 “세계 인구 9명 중 1명이 대기오염으로 사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내외 공기오염이 인류 건강에 치명적이라는 설명이다. WHO는 현재 세계 4위 사망원인이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이라고 지적했다.

대기 오염의 주요 원인은 차량의 배기가스, 공장 및 가정의 연료 및 폐기물 연소, 화력 발전 등 다양하다. 인구 급증으로 인한 대도시화, 그리고 산업화의 결과다. 이런 과정을 지나고 있는 개도국, 특히 인구 대국인 중국과 인도의 상황은 최악이다. WHO가 선정한 2016년 세계 최악의 대기오염 도시 15개 중 10개가 중국과 인도에 위치한다. 아직은 환경보다 성장과 발전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는 대표적인 두 국가다.

하지만 최근에는 대기오염이 오히려 국가발전에도 악영향을 주는 상황이 이들 국가에도 발생하고 있다. 올 초 중국 정부는 일주일 넘게 스모그 적색경보를 발령했다. 수천 개 공장이 가동을 중단했다. 고속도로 통행과 항공기 이착륙도 금지했다. 시내에는 아예 산소마스크를 쓰고 출근하는 사람도 등장했다. 인도는 더 심각하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대기오염으로 하루 3000여 명의 인도인이 사망한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11월 인도 델리는 모든 학교에 3일간 휴교령을 내렸다. 잘 때도 마스크를 쓰는 사람이 속출했다.

경제적 타격과 국민의 불만을 고려해 정부는 각종 대책을 내놓고 있다. 인도 정부는 도시 진입 화물차에 환경통행료를 부과하고 있다. 자동차 및 철도 연료를 천연가스로 대체하는 정책도 추진한다. 발전소 주변에서 제트엔진을 설치해 오염물질을 빠르게 분산시키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G2 국가로 부상한 중국의 정책은 더 적극적이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지난해 말 특단의 정책을 발표했다. 겨울철 난방 청정에너지 사용, 도시 주변 오염원 공장 폐쇄, 노후차량 폐차 등이다. 이를 위해 베이징에만 3조2000억원이 투입된다.

국민의 경각심을 높이는 조치도 나오고 있다. 인도와 중국 모두 축제 기간 중 폭죽을 금지했다. 축제의 하이라이트를 즐기려는 주민의 반발에도 이제 대기오염 방지가 더 중요하다는 의지 표현이다. 중국의 베이징 시는 환경 오염문제를 전담하는 경찰을 창설할 계획이다. 스모그 대란을 막기 위해 시민의 참여도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공안국 소속의 환경경찰은 환경법 위반자를 구금할 수 있는 등 강력한 권한을 행사한다.

개도국뿐만이 아니다. 프랑스 파리 시는 지난해 12월 대기오염으로 인해 나흘간 차량 2부제를 시행했다. 이어 차종, 엔진의 종류, 연식에 따라 스티커를 의무적으로 차량에 부착하는 추가조치도 내놓았다. 오염 유발 차량은 아예 시내 통행을 제한하겠다는 방침이다. 공기청정국인 노르웨이의 오슬로도 최근 경유차의 시내 진입을 한시적으로 제한했다. 미적지근한 우리의 대기오염 대응도 능동적으로 바뀌어야 할 시점이다.

서정민 한국외국어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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