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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눈] ‘최순실 폭탄’ 맞은 체육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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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1-26 01:27:30 수정 : 2017-01-26 01:2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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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후원·지원금 끊겨 … 평창올림픽 열기 실종 “K-스포츠클럽은 최순실 사태의 K스포츠재단과 전혀 관계가 없어요. 그런데 이름이 비슷해서 사람들이 오해한답니다. 심지어 국회에서도 예산을 삭감하려 하기에 최순실과 전혀 관계없다고 설득해서 겨우 막았어요. 이름 때문에 고민이에요.”

지난해 12월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 조직을 합친 통합체육회 초대 수장에 오른 이기흥(61) 회장은 기자와의 인터뷰 자리에서 이런 고충을 토로했다. K-스포츠클럽은 2013년부터 시작된 지역단위 비영리법인 스포츠클럽이다.

최현태 체육부장
시·군·구 단위 체육시설을 거점으로 하는 K-스포츠클럽에는 전문 지도자가 상주하며 국민에게 생애주기별 스포츠 프로그램을 보급한다. 덕분에 지역 주민들은 원하는 종목을 저렴한 비용으로 즐길 수 있어 인기가 높았다. 또 체육 영재를 발굴하고 갈 곳이 마땅치 않은 선수 출신 지도자의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자체도 적자 운영에 허덕이는 공공체육시설을 놀리지 않고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이에 체육회는 현재 37곳을 2020년까지 239곳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런 K-스포츠클럽이 최순실 사태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잘못 알려지면서 찾는 이들이 줄어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대한체육회는 고민 끝에 지난 5일 명칭에서 K를 떼어내 ‘지역명+스포츠클럽’으로 바꾸기로 했다.

최순실 후폭풍에 휘말린 곳은 대한체육회뿐이 아니다. 프로축구 구단주인 대기업 총수가 맡던 한국프로축연맹은 새 총재를 구하지 못하고 있다. 프로축구 구단을 소유한 기업들이 최순실 사태와 직간접으로 관련이 있는 데다 40억원 정도인 메인 후원사 비용 부담 때문에 선뜻 나서는 후보가 없다고 한다.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도 기업들의 후원이 뚝 끊겨 예산 마련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순실의 K스포츠재단 등에 거액을 출연했다가 총수가 조사를 받는 홍역을 치르고 있는 대기업들은 혹시나 정경유착으로 비칠까봐 평창올림픽 후원까지 주저하는 상황이다. 조직위는 기업 스폰서 목표액을 9400억원으로 잡았고 이희범 조직위원장은 지난해 말까지 90%를 달성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후원금 총액은 8410억원에 머물렀다. 최순실 사태로 기업 10여곳이 후원을 미뤘다고 한다. 대선이 예정된 복잡한 정치상황에서 앞으로도 기업들이 선뜻 후원에 나설지는 미지수다.

최순실 사태가 모든 이슈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면서 평창올림픽 붐업이 전혀 되지 않는 것도 문제다. 이 위원장은 지난 17일 강원 평창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림픽을 1년 앞두고 붐업이 잘 되지 않아 답답하다. 정치 상황과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조직위는 개막 1년을 앞둔 다음달 9일부터 공항과 주요 역에 마스코트 홍보물을 설치해 홍보전에 들어갈 예정이다.

평창동계올림픽은 우리나라가 처음으로 치르는 동계올림픽이다. 한국 동계스포츠의 위상을 높이고 지역 발전에 기여하는 긍정적인 효과가 크다. 하지만 정부 예산만으로 이런 큰 대회를 치르기는 역부족이다. 기업들의 지원과 국민의 관심 없이는 성공적인 대회 개최는 쉽지 않다는 얘기다. 기업들이 올림픽을 후원하고 제품 브랜드를 홍보하는 행위는 정당한 기업 활동이다. 최순실 사태에서 드러난 ‘정경유착’과는 거리가 멀다. 더 이상 엉뚱한 곳에 헛돈 쓰지 말고 기업들이 올림픽 붐 조성에 적극 나서기를 기대한다.

최현태 체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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