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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메모] ‘세월호·메르스’ 쏙 빠진 대선 후보 공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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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1-25 18:55:18 수정 : 2017-01-25 22: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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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으로 ‘일자리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바른정당 당사에서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남 지사는 “지난해 전국에서 만들어진 일자리의 절반 이상이 경기도에서 만들어졌다”고 자신의 업적을 나열한 뒤 사교육 폐지, 전작권 조기환수, 핵무장 준비론 등 굵직한 이슈들을 언급했다. 

이재호 정치부 기자
하지만 남 지사는 두 가지 중요한 문제를 빠뜨렸다. ‘세월호’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다. 이 문제가 빠진 출사표는 ‘격화소양(隔靴搔痒·신발을 신고 가려운 발바닥을 긁음)이 아닌가 싶다.

메르스 환자가 처음으로 병원을 방문해 속수무책으로 바이러스가 퍼진 곳은 경기도 평택이었다. 첫 환자가 2015년 5월20일에 확진 판정을 받았지만 남 지사는 6월에야 대책회의를 개최한 것으로 지역 언론은 기록하고 있다. 세월호에 탔다가 목숨을 잃은 학생들은 경기도 안산에서 학교를 다녔다.

대권 주자들이 속속 출마를 선언하고 있으나 ‘세월호’와 ‘메르스’ 재발 방지를 약속하는 후보는 없다. 국민 안전을 지킬 수 있는 정책 공약이 보이지 않아 국민들은 아쉽기만 하다. 대권 주자들이 비극적이었던 재난들을 벌써 잊은 게 아닌가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야당 후보도 크게 다르지 않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최근 발간한 책에서 유가족의 아픔에 공감은 했지만 어떻게 ‘제2의 세월호’를 막을 수 있을지 제시하지는 못했다. 세월호 7시간에 대한 질문은 박근혜 대통령이 ‘무엇을 했나’에서 ‘무엇을 해야 했나’로 나아가야 한다. 메르스에 대해선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손발이 맞지 않았다”며 반성문을 쓰고, 개선방향을 간략히 제시한 것 정도만이 눈에 띄었다.

박근혜정부 몰락에는 재난 앞에 무능하고 둔감했던 정부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크게 작용했다. 국민은 아직 세월호 사망자 295명·미수습자 9명, 메르스 감염자 186명·사망자 38명을 잊지 않고 있다. 군 복무기간 문제, 사교육 철폐도 물론 중요하지만 국민의 생명만큼 중요하지는 않다. 지금이라도 대선 후보들이 국민의 가려운 곳을 제대로 긁어주는 공약을 내놓길 기대한다.

이재 호 기자 futurnalis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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