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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로그인] 결국 이용자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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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1-27 10:30:00 수정 : 2017-01-26 20: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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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에 한 남성과 부딪쳤다. 지하철 에스컬레이터를 빠져나오는데 앞서 걷던 남성이 갑자기 멈춰 섰기 때문이다. 그가 손에 쥔 스마트폰이 눈에 들어왔다. 증강현실(AR) 게임 ‘포켓몬 고’를 하고 있었다. 회사에 도착하기까지 예닐곱 명의 플레이어를 더 봤다.

전날 접했던 기사와 다른 풍경이었다. 지난 24일 다수 언론은 포켓몬 고의 애매한 국내 출시 시기, 지도의 부정확성, 안전조치 미흡 등을 거론하며 ‘반쪽 출시’, ‘한물갔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하지만 출시 첫날 안드로이드 사용자 283만명 이상이 앱을 새로 설치했고 비공식 경로로 설치한 사용자까지 총 291만명이 게임을 즐겼다고 한다.

포켓몬 고는 순식간에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달궜다. 수험생은 절규한다는 ‘드립 시리즈’나 설치 오류 해결 방법 등이 공유됐고 ‘미뇽을 따라가다 길이 아닌 곳을 걷고 있었다’ 등의 아찔한 체험담도 올라왔다. 전 세계적으로 몬스터를 잡다 사고를 당한 경우도 적지 않다. 지난해 일본에서는 게임을 즐기던 운전사의 트럭에 초등생이 치여 사망했고 한 달 새 79건의 비슷한 사고가 잇따랐다. 이후 개발사는 일정 속도를 초과하면 ‘포켓스톱’이 작동하지 않도록 조치했지만 사실상 ‘보여주기 식’에 불과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SNS에 사고를 조장한다는 지적은 끊임없이 제기돼 왔지만 이용자 의견이 반영된 적은 없었다. 2년 전 미국의 10대 소녀가 사진 공유 앱 ‘스냅챗’으로 시속 172㎞ 상태에서 셀피를 찍다 앞차를 들이받아 병원으로 이송되는 일이 있었다. 당시 비난의 화살은 이용자의 ‘관심병’에 집중됐고 업체는 책임을 지지 않았다. 포켓몬 고 앱은 출시 반 년 만에 누적 다운로드 6억회를 넘었다. 이제 ‘주판알’을 튕기기보다 이용자들을 배려할 때다.

박윤희 디지털미디어국 소셜미디어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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