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최현태 기자의 와인홀릭] 견우 직녀 전설이 담긴 와인 알타이르

관련이슈 최현태 기자의 와인홀릭 , 디지털기획

입력 : 2017-01-26 17:34:39 수정 : 2017-01-26 18:14:08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칠레 프리미엄 와인 시리즈 두번째 이야기

여름밤 별자리중 동쪽 하늘에서 볼 수 있는 독수리 자리(Aquila)는 재미있는 신화가 깃들어 있답니다. 청춘의 여신 헤베(Hebe)는 신들을 위해 술따르는 일을 했는데 다리를 다쳐 더 이상 일을 못하게 되지요. 이에 제우스는 그를 대신할 아름다운 젊은이 가니메데(Ganymede)를 찾아 독수리 변신해 트로이로 날아갑니다. 트로이 왕자 가니메데의 아름다움은 천상까지 소문이 자자할 정도였다고 합니다. 제우스는 아데산에서 양을 쫓던 가니메데를 보는 순간 그 아름다움에 한순간에 반해 그를 발톱으로 납치해 신들의 세계로 데려갑니다. 제우스는 가니메데에게 영원한 생명과 늙지 않는 젊음을 주고 신들의 연회에서 신의 술 넥타르를 따르는 일을 맡깁니다. 당시 제우스가 변신한 독수리가 별이 되어 현재의 독수리 자리가 됐고 제우스의 총애를 받은 가니메데는 나중에 물병자리가 됐다고 하네요.

 

제우스 신의 가니메데 납치 장면을 담은 작품 루벤스 <가니메데의 납치> 1611~1612 2캔버스에 유화,203 x 203cm 슈바르젠베르그 궁전, 비엔나
독수리 자리는 약간 흐트러진 십자가 형태인데 머리쪽에 가장 빛나는 1등성 α성 알타이르(Altair)가 자리잡고 있답니다. 알타이르는 ‘나는 독수리’라는 뜻입니다. 알타이르는 우리에게도 잘알려진 별입니다. 은하수를 사이에 두고 직녀성(Vega)과 마주보고 있는 견우성이 바로 알타이르죠. 매년 음력 7월 7일, 즉 칠석날에는 견우와 직녀가 은하수를 건너 만난다는 전설로 한국 사람이면 모를 이가 없을 정도로 유명하죠. 매년 칠석날에는 두 별이 은하수를 사이에 두고 매우 가까와져 이같은 전설이 생겨났다고 하네요. 천제는 길쌈을 잘하고 부지런한 손녀 직녀를 은하수 건너 목동 견우와 혼인하게 했지요. 그런데 이둘은 신혼의 달콤함에 빠져 일을 게을리했고 크게 노한 천제는 다시 이들을 은하수를 사이에 두고 떨어져 살게 하고 1년에 한차례만 만나도록 했답니다.

램브란트 <가니메데의 납치> 171 x 130cm 캔버스에 유화 드레스덴 고미술관
 이런 전설과 신화를 담아 2002년 탄생한 칠레 프리미엄 와인이 그란데스 비노스 데 산페드로(Grandes Vinos de San Pedro)가 빚는 알타이르입니다. 알타이르가 처음 선보일때 칠레의 새로운 별이 탄생했다는 의미를 담아 독수리 자리의 가장 빛나는 별인 알타이르로 이름을 지었다는 군요.

 
독수리 자리. α성 알타이르다. 출처=천문우주지식정보
그란데 비노스 데 산 페드로는 ‘산 페드로 최고의 와인들’이란 뜻으로 산페드로와 알타이르가 속한 칠레 와인 그룹 비나 산 페드로 따라빠까(Vina San Pedro Tarapaca·VSPT)의 대표 아이콘 와인만을 엄선해 새로 설립한 칠레 프리미엄 와이너리입니다. VSTP는 칠레에서 두번째 규모가 큰 와인그룹으로 한국 시장에 ‘골퍼들의 와인’으로 잘알려진 1865도 산 페드로 와인입니다. 알타이르는 프랑스 보르도 생떼밀리옹 지역의 그랑 크뤼 와인 샤토 다쏘(Chateau Dassault)와 합작으로 탄생한 와인인데 현재는 VSPT가 지분을 매입해 단독으로 생산하고 있습니다. 알타이르는 금양인터내셔날이 단독 수입중입니다.

알타이르 2011
 이 와이너리는 뿌리를 감염해 포도나무를 죽게 만드는 진딧불 필록세라도 피해간 천혜의 와인산지인 칠레 떼루아의 다양성과 개성을 최대한 잘 표현하는데 중점을 두고 와인을 빚고 있답니다. 일일이 손으로 수확한 포도는 중력에 의해 탱크로 옮겨져 발효과정이 진행됩니다. 발효와 오크숙성이 끝난 와인은 병입된 후 기계를 이용하 지 않고 한 병, 한 병 모두 숙련된 와이너리의 직원들이 라벨링 작업을 진행한답니다. 칠레를 대표하는 최상급 프리미엄 레드 와인 5종을 선보이고 있으며 매년 한정된 수량만이 생산하고 있답니다. 알타이르의 경우 연간 생산량은 4만2000병에 불과하답니다.

 

알타이르는 카베르네 소비뇽 78%, 시라 10%, 카베르네 프랑 7%, 쁘띠베르도 5%가 블렌딩됐습니다. 15~18개월 동안 프렌치 오크통에서 숙성합니다. 체리, 카시스, 블루베리의 아로마가 강하게 시작되며 서서히 스파이시함과 삼나무, 초콜릿, 송로버섯과 같은 다양한 향이 올라옵니다. 또 바닐라와 타바코 노트도 느낄 수 있습니다.  탄닌은 부드럽고 밸런스가 잘 잡혀있는 성숙하면서 유혹적인 와인입니다. 알타이르는 안데스 산맥의 포도원 가장 고도가 높은 해발 600∼800m의 포도원에서 재배된 최상급 포도만 사용합니다. 나무 한 그루당 1kg 미만을 소출하고 한 그루당 1병만 생산할 정도로 극도로 생산량을 제한해 포도의 품질을 높여 최고의 와인을 빚고 있습니다.  

  알타이르는 최근 전설적인 록밴드 롤링 스톤즈가 선택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는 군요. 지난해 1월 칠레 산티아고에서 열린 라틴 아메리카 올레 투어에서 롤링 스톤즈가 첫 번째 식사때 마신 와인이 알타이르랍니다. 로버트 파커가 2005년 94점을 부여하는 등 와인&스피릿, 와인인터내셔널, 와인앤수지애스트에서 매년 90점이 넘은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최현태 기자 htchoi@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제나 '깜찍하게'
  • 정은지 '해맑은 미소'
  • 에스파 카리나 '여신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