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기고] 신(新)농민 예찬

관련이슈 기고

입력 : 2017-02-01 21:27:06 수정 : 2017-02-01 23:50:49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농업인들은 땅을 벗 삼아서 곡식을 키우는 데 온 정성을 쏟고, 흘린 땀만큼의 결실에 만족하며 수천년을 이어 오고 있다. 우리 선조는 농사일이 자식 키우는 것만큼 어렵다며 농업인의 고단함을 위로하고, 그들을 숭고한 사명감의 상징으로 예찬했다. ‘농사꾼은 굶어 죽더라도 종자를 베고 죽는다’는 속담과, ‘농민은 세상 인류의 생명창고를 그 손에 잡고 있다’는 윤봉길 의사의 말씀은 모두 농사를 천직으로 알고 살아가는 농업인의 사명감을 잘 나타내 준다.

그러나 지금 우리 농촌과 농업인의 현실은 예찬만 하기에는 너무 안타깝고 어려운 실정이다. 해마다 농업인구가 줄어 농촌은 공동화하고, 농가소득은 도시 근로자 소득의 64%에 불과하다. 농가소득 중 농업소득은 최근 20년 동안 1100만원에서 늘지 않고 있다. 또 우루과이라운드(UR), 세계무역기구(WTO), 자유무역협정(FTA) 등 연이은 농산물 시장개방으로 수입농산물에 거부감을 느끼지 않는 소비자가 54%에 달한다고 한다. 농업의 가치는 심리적 안정과 전통문화 보전, 대기정화 기능 등 약 82조원에 이른다. 이런 가치를 지켜내고자 우리나라 산업화 과정을 묵묵히 뒷바라지한 농업인의 노력과 희생을 생각하면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다.


김병원 농협중앙회 회장
농협은 지난 56년간 시대별 농정방향에 맞춰 생산증대, 유통혁신 등을 추진하며 농업인과 고락을 함께했지만 농업인과 국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비판이 항상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다. 필자는 지난해 농협중앙회장에 취임한 뒤 ‘농업인이 행복한 국민의 농협’으로 거듭나자는 비전을 수립하고 여러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임직원들에게 농심을 고취시키기 위한 농협중앙이념교육원 설립, 도시와 농촌을 연결하는 도농협동연수원 개원, 6차산업 활성화에 필요한 창조농업지원센터 설립 등 농업인이 원하는 사업을 발굴해 2020년까지 농가소득 5000만원을 달성하는 데 모든 역량을 붓고 있다. “농업인이 있어야 농협이 있고, 농업인을 위해 일해야 국민이 농협을 이용한다.” 이 원칙에 따라 올해가 협동조합다운 농협으로 다시 태어날 절호의 기회라는 절박함으로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고 있다.

2015년 한 해 귀촌 1만8000가구, 귀농 1200가구가 늘어나는 등 최근 농촌으로 돌아오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고 한다. 사람마다 이유야 다르겠지만 줄기만 하던 농촌인구가 늘기 시작한 것은 정말 반가운 일이다. 필자는 머지않아 우리 농업·농촌이 활기를 되찾고 농업인이 행복해질 것이라고 확신한다. 새로운 지식과 기술로 무장하고 끊임없이 혁신해 나가는 농업인과 농업·농촌을 사랑하는 도시민이 함께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정부가 앞장서고 농협이 제 역할을 다한다면 그 시기는 더욱 앞당겨질 것이다.

내게는 ‘농업만 생각해도 가슴 뛰는 소명의식·열정·자긍심이 가득한 멋진 농업인’이 넘쳐나고, 그들이 존경받는 세상을 보고 싶은 꿈이 있다. 그날을 앞당기고자 취임할 때 약속한 ‘농업인을 위해 4년을 8년같이 일하겠다’는 다짐을 다시 한 번 마음에 되새긴다.

김병원 농협중앙회 회장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한지민 '우아하게'
  • 한지민 '우아하게'
  •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
  • 최지우 '여신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