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현장메모] 당명 ‘약칭 논란’은 구태 되풀이

관련이슈 현장메모

입력 : 2017-02-15 18:58:39 수정 : 2017-02-15 21:53:57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지난 14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전날 새누리당이 자유한국당으로 당명을 개정한 데 대해 “대한민국 국호를 당명에 쓰는 것은 옳지 않아 한국당 약칭 대신 자유당이라 쓰겠다”고 했다. 불현듯 14년 전 벌어졌던 ‘열우당(열린우리당)’ 약칭 논란이 떠오른다.

2003년 더불어민주당 전신으로 여당인 열린우리당이 창당되자, 당시 야당인 한나라당 지도부와 소속 의원은 공식회의나 브리핑에서 열우당이라고 불렀다. ‘우리당’으로 약칭을 사용해달라는 열린우리당의 호소에 한나라당은 “우리가 ‘우리당’이라고 하면 열린우리당을 지칭하는지, 한나라당을 가리키는 것인지 헷갈린다”는 이유를 댔으나 상대 당을 폄훼하려는 정치적 의도가 깔려 있었다. 2004년 17대 총선 후 출범한 한나라당 새 지도부가 정식으로 열린우리당으로 부르며 분란은 어렵사리 종지부를 찍었다.

황용호 정치부 선임기자
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우 원내대표는 15일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의식적으로 한국당을 자유당이라고 불렀다. “최근 탄핵 기각에 앞장서고 있는 자유당 의원들의 뻔뻔함은 이승만 정권의 뻔뻔함과 하나도 다르지 않다고 한다.”(추 대표) “자유당 지도부가 2월 국회를 보이콧하겠다는 입장을 정했다고 한다. 겉 다르고 속 다른 자유당의 모습이다. 최근 자유당의 행태를 보면 정말 이해가 안 간다.”(우 원내대표)

한나라당 후신으로 여당인 한국당은 이날 김성원 대변인 명의 브리핑에서 민주당의 자유당 사용과 관련, “중앙선관위도 한국당 약칭에 전혀 문제될 것 없다는 유권해석을 내렸다”며 “공식 약칭이 존재함에도 이를 무시하고 제멋대로 상대 당 이름을 부르는 것은 예의에 어긋난 짓”이라고 발끈했다.

당명 약칭을 놓고 여야가 말초신경을 건드리며 설전을 펼치는 것이야말로 정치발전에 백해무익하며, 고리타분한 구태다. 시곗바늘을 14년 전으로 돌려 놓은 듯하다. 선거 때마다 문패를 갈아 달며 신장개업을 해 혼돈을 일으킨 민주당과 과거 ‘열우당’이라고 비하한 한국당은 차제에 모두 역지사지해 격 떨어지는 입씨름은 그만두어야 하지 않겠는가.

황용호 정치부 선임기자 dragon@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제나 '깜찍하게'
  • 정은지 '해맑은 미소'
  • 에스파 카리나 '여신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