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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erSports] 추락하는 맨유… 왕년의 명장 퍼거슨, 무슨 생각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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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2-16 19:50:11 수정 : 2017-04-11 13: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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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의 ‘명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알렉스 퍼거슨(76·사진) 감독은 세계 최고 명장 중의 한 명으로 꼽힌다. 조선소 근로자의 아들로 태어난 스코틀랜드 출신의 퍼거슨은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조선소 수습공으로 일하며 공을 찼다. 그는 프로 선수가 되기 위해 캐나다 이민까지 생각했다. 1965∼66 시즌에 던펌린 애슬레틱 소속으로 득점왕에 올랐지만 국가대표로서 활약은 미미했다.

비교적 젊은 32살에 하위권 팀인 이스트 스털링셔의 지휘봉을 처음 잡은 그의 주급은 40파운드의 임시직이었다. 그는 선수들에게 늘 엄격한 규율을 강조했다. 6개월 만에 비교적 큰 클럽인 세인트 미렌 감독으로 옮긴 그는 팀 체질을 완전히 바꿔놨다. 팀 평균 연령을 19세로 대폭 낮춘 그는 2부 하위 팀을 1977년에 1부 리그 우승으로 이끌었다. 퍼거슨의 지도 능력이 발휘된 것이다. 이후 애버딘 FC로 옮긴 퍼거슨은 레인저스와 셀틱의 리그 양강 체제를 무너뜨렸다. 애버딘의 팀 운영비는 셀틱 FC와 레인저스의 10분의 1도 안 됐지만 리그 지배자로 떠올랐다. 1982∼83시즌 컵 위너스 컵에선 바이에른 뮌헨(독일)과 레알 마드리드(스페인)를 꺾고 유럽을 제패하는 대반란을 연출했다. 유럽축구연맹(UEFA) 클럽랭킹 100위권의 애버딘 FC는 일약 6위로 뛰어올랐고, 퍼거슨의 이름은 유럽 내에 퍼지기 시작했다. 1986멕시코 월드컵에서 스코틀랜드 대표팀에서 코치를 맡은 그는 예선 도중 조크 스타인 감독의 죽음으로 감독을 맡아 월드컵 무대를 밟았지만 1무2패로 탈락했다. 축구 변방인 스코틀랜드가 월드컵 무대를 밟은 것조차 파란이었다.

이후 FC 바르셀로나(스페인), 레인저스 FC(스코틀랜드), 맨유, 아스널 FC(이상 잉글랜드) 등 명문팀으로부터 구애를 받은 퍼거슨은 축구 커리어의 전부이다시피 한 맨유에 마음을 빼앗겼다. 급여는 애버딘에서보다 훨씬 적었지만 ‘눈앞의 이익보다는 먼 장래를 추구한다’는 생각 때문에 1986년 11월 맨유로 옮겼다. 당시 맨유의 금고는 텅텅 비었다.

하지만 퍼거슨이 처음부터 잘나갔던 것은 아니다. 퍼거슨 부임 이후 성적이 중위권에 머물자 ‘퍼거슨 퇴출’이라는 구호가 관중석에 울려 퍼졌다. 제아무리 강력한 카리스마를 앞세워 선수들의 능력을 마음껏 발휘케 하는 데 비범한 재주를 가진 퍼거슨이지만 구단의 리빌딩 작업 과정에서 성적이 들쭉날쭉할 수밖에 없었다. 퍼거슨이 관심을 기울였던 유스팀이 눈에 띄게 발전하면서 맨유의 성적도 약진했다. 이후 맨유는 거침이 없었다. 심리전의 고수인 퍼거슨이 27년간 재임하는 동안 프리미어리그 우승 13회, 잉글랜드 FA컵 5회, UEFA 챔피언스리그 2회 우승 등 총 38회의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1999년 잉글랜드 축구 역사상 최초로 트레블(리그 우승, FA컵 우승, UCL 우승을 동시에 이루는 것)을 달성하면서 공로를 인정받아 기사작위를 받았다. 2013년 5월 맨유를 리그 정상에 올려 놓은 뒤 그라운드와 작별했다. 체력적으로 문제가 없었지만 아내 캐시를 위해서였다. 처제가 사망한 이후 아내가 TV를 켜둔 채로 허공을 바라보고 있는 모습이 매우 고독하게 느껴졌고, 새벽에 귀가하는 자신을 기다려주던 아내에게 보답하기 위해 은퇴를 결정했다. 연봉 400만파운드(약 56억원)를 받는 냉혹한 승부사였지만 정이 많은 남편이었다.

퍼거슨이 떠난 뒤 맨유는 데이비드 모예스(잉글랜드), 루이스 판 할(네덜란드), 조제 무리뉴(포르투갈) 등 숱한 명장을 데리고 왔지만 성적이 신통치 않다. 2016∼17시즌을 앞두고도 천문학적인 돈을 들이며 유명선수를 수집했지만 좀처럼 순위가 올라가지 못하고 있다. 맨유의 경기 때마다 그라운드를 찾는 퍼거슨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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