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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리그 2위 현대캐피탈이 선두 대한항공의 승리의 리듬을 끊는 데에 성공했다. 현대캐피탈은 25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NH농협 2016-2017 V리그남자부 경기에서 대한항공을 세트 스코어 3-0(32-30 25-16 25-18)으로 완파했다.
이날 대한항공은 승리할 경우 홈에서 우승을 확정지을 수 있었다. 그러나 현대캐피탈은 대한항공을 뛰어넘는 집중력으로 우승 세리모니를 준비하던 상대에게 고춧가루를 뿌렸다.
위기는 있었다. 1세트 내내 주도권을 쥐었던 현대캐피탈이 24-21에서 대니(30)와 문성민(31)의 연이은 범실로 24-24 듀스를 허용한 것. 이후 양팀 간의 치열한 공방이 이어지다 30점이 넘어간 뒤에야 균형이 깨졌다. 30-30에서 박주형(30)이 오픈 공격을 성공하며 한 점 앞서간 현대캐피탈은 신영석의 서브 득점으로 1세트 승리를 거머쥐었다.
이후 현대캐피탈은 2, 3세트에서 무난하게 상대를 압도하며 세트스코어 3-0 완승을 이끌어냈다.
경기 전반에서 현대캐피탈 선수 전원이 고른 활약을 보였다. 주포 문성민 뿐 아니라 최민호(29), 신영석(31)이 각각 10점을 올리는 등 골고루 득점에 가담했다. 외국인 선수 대니도 11득점에 수비에서도 안정적 모습을 보이며 팀에 보탬이 됐다.
무엇보다 올 시즌 상대전적에서 1승4패로 압도적으로 밀리던 흐름을 끊은 것이 현대캐피탈로서는 큰 소득이 됐다. 포스트시즌에서 두 팀이 다시 만날 가능성이 큰 만큼 분위기를 바꾸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기 때문이다. 경기 후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대한항공보다 아무래도 저희 팀이 승리가 좀더 간절하지 않았나 싶다”면서 “이 경기로 선수들의 자신감을 많이 찾을 수 있었다. 여러모로 의미가 큰 승리”라고 평가했다.
오늘 1, 2위간 맞대결에서 승리하며 현대캐피탈은 정규리그 역전 우승에 대한 희망도 이어가게 됐다. 물론 여전히 대한항공의 우승이 유력하다. 남은 4경기에서 대한항공이 승점 5만 추가하면 자력 우승이 확정된다. 최 감독은 “마지막까지 최선 다하다 기회가 오면 반드시 잡을 것”이라면서 “역전우승에 대해 의식하지 않고 우리 플레이를 하다보면 기회가 올 것이라 믿는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경기에서 문성민이 역대 V리그 국내 선수 한 시즌 최다 득점 기록을 경신했다. 이날까지 680득점한 문성민은 2011-2012시즌 김요한(32·KB손보)이 기록한 671점을 넘어서게 됐다.
인천=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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