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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시무시한 덩치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금발 미녀와의 로맨스. ‘킹콩(king kong)’만큼 영화사에 수많은 아류와 리메이크 작품이 쏟아진 장수 캐릭터가 있을까? 1933년 3월2일 뉴욕에서 처음 개봉한 이래 괴물 캐릭터의 왕으로 84년간 부활의 역사를 이어오고 있다. 가장 극적인 장면은 짝사랑 여인을 지키려고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에 올라 처절하게 포효하는 모습. 마치 순수를 잃은 인간의 원초적 감성을 깨우는 절규와 같다. 무자비한 야수에서 ‘로맨틱 마초’로의 반전은 애잔한 비극으로 끝나지만 지고지순한 희생의 감동을 남긴다. 눈요깃거리 블록버스터를 벗고 탐욕에 눈먼 현대사회를 향해 날리는 펀치는 킹콩의 인기를 오랜 시간 이어온 힘이 됐다. 원작의 감동에는 못 미치지만 캐릭터의 외연을 넓히는 시도는 할리우드뿐 아니라 각국에서 다양하게 이어졌다. 가장 활발했던 곳은 일본. 1938년 ‘에도에 나타난 킹콩’을 내놓은 뒤 1954년 일본판 토종 괴수 ‘고질라’를 창조해 흥행에 불을 붙였다. 한국서도 1976년 킹콩 영화가 나왔다. 미국과 합작으로 ‘킹콩의 대역습’을 만들어 수출까지 하고 흥행을 노렸지만 성과는 미미했다. 올해도 킹콩의 반가운 등장에 가슴이 설렌다. 3월9일 개봉 예정인 할리우드 신작 버전은 킹콩과 미녀의 로맨스는 들어내고 화려한 볼거리에 초점을 맞췄다고 한다. 로맨스가 없는 2017년판 킹콩 버전. 신선한 시도가 될지, 팥소 없는 찐빵이 될지 벌써 궁금하기만 하다. 

김규영 편집위원

△1987년 2월28일 강원 화천 평화의 댐 착공

△1934년 3월1일 푸이 만주국 황제로 즉위

△1969년 3월2일 콩코드기 시험비행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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