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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메모] 본회의 표결 불참… 부끄러운 국회 자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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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3-03 18:48:58 수정 : 2017-03-03 18:4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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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본회의 표결에 불참한 의원 명단을 파악해 공개해야 한다.”

바른정당 한 중진 의원이 지난 2일 화난 표정으로 본회의장을 나서며 한 말이다. 본회의에 상정된 172 안건 중 169건만 처리하고 의결정족수 미달로 3건이 ‘투표 불성립’된 점을 일갈한 것이다.

국회는 이날 오후 2시 본회의를 개의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의원들이 하나 둘 자리를 비웠고, 오후 6시35분쯤 169번째 안건인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의 헬기 총격 의혹 진상규명 촉구 결의안’ 표결을 앞두고 150명의 의결정족수를 채우지 못하는 일이 벌어졌다. 의사봉을 잡은 국민의당 박주선 국회부의장의 몇 차례 투표 독려로 10여분 지연된 끝에 간신히 정족수를 채워 이 안건은 통과됐다.


황용호 정치부 선임기자
이어 표결에 부쳐진 ‘호남고속철도 2단계 사업 조기 완공 및 목포∼제주 해저터널 건설 촉구 결의안’도 똑같은 상황에 처했다. 박 부의장의 거듭된 투표 독촉에도 회의장을 빠져 나간 의원들이 돌아올 리 만무했다. 박 부의장은 정족수 미달로 안건 처리가 어렵게 되자 의원들의 5분 자유발언으로 전환할 수밖에 없었다.

‘2016년도 국정감사 결과보고서 채택의 건’과 ‘2016년도 정무위원회 국정감사 결과에 따른 감사원에 대한 감사요구안’도 표결을 하지 못한 채 본회의가 종료됐다. 박 부의장은 “부끄러운 국회의 자화상을 보여줬다”며 “말로는 민생국회, 개혁국회 하며 행동은 정반대로 해 국민이 신뢰를 할 수 없는 국회가 돼 버렸다”고 탄식했다.

본회의 표결에 불참한 의원들은 지역구 행사와 민원, 만찬 약속 등으로 불가피하게 의석을 비웠다고 항변할 수 있다. 그러나 본회의 일정은 여야 원내대표단이 합의해 소속 의원에게 사전에 알린다. 본회의장을 끝까지 지킨 의원들은 지역구 활동, 선약 등이 없어 이석하지 않았던 것일까. 나 한 사람 정도 투표를 하지 않아도 통과될 것이라는 의원들의 안이한 인식이 안건 3건의 투표 불성립 결과를 초래했다고 본다. 국회의원 본연의 임무는 입법활동이다. 어떤 변명을 해도 본회의 불참이 정당화될 수 없다.

황용호 정치부 선임기자 drag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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