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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왕설래] 문재인 떠나는 남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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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3-03 21:36:22 수정 : 2017-04-11 15: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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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안철수 의원은 호랑이를 잡겠다며 민주당에 들어갔다. 공동대표를 맡았으나 6개월도 못하고 물러났다. 수시로 흔들어대는 친노계의 등쌀이 심해서다. 당시 안 의원을 만났더니, 문재인 의원과 친노에 대한 반감이 상당했다. 안 의원은 그러나 “빨리 탈당하는 게 어떠냐”는 질문에는 정색했다. “뜬금없다”는 표정이었다. 결국 친노와 감정이 상할 대로 상해 2015년 12월 호랑이굴을 뛰쳐나왔다.

2011년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대권 승부수를 던졌다. 이른바 ‘야권 대통합’. 문재인 등 친노가 주축이던 ‘혁신과 통합’을 끌어들여 민주통합당을 창당했다. 그러자 친노 세력이 물밀듯 들어와 당권을 접수했고 문재인 대선후보를 만들었다. 손학규는 또 불쏘시개 노릇만 했다.

지난달 한배를 탄 안, 손 전 대표. 연일 문 전 대표를 협공하고 있다. “국민을 반으로 갈라 표를 얻으려는 사람”(안철수), “제2의 박근혜가 될 수 있다.”(손학규) 국민의당은 매일 아침 회의 때마다 문 전 대표를 비판한다. 그래서 생겨난 말이 ‘문모닝’이다. 두 사람이 ‘문재인 때리기’에 억척스러운 건 사실상 버림받은 ‘구원’ 때문일 수도 있다.

이제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떠나려고 한다.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도운 김 전 대표는 지난해 1월 “맡아만 주면 다 내려놓겠다”는 문 전 대표의 삼고초려 끝에 손을 잡았다. 지난해 총선 승리를 이끌었으나 개헌 등에 대한 이견으로 사이가 멀어졌다. 최근 “순교하겠다”고 말했는데, 탈당 결심을 굳힌 분위기다. 그는 어제 “나는 속은 사람이다. 민주당에 경제민주화 열의를 가진 사람이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당내 개헌파 의원들에게 쏟아진 문재인 열성 지지자들의 문자폭탄에도 환멸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중도 성향과 외지 출신인 안철수·손학규·김종인. 이런 부류는 좌파 선명성과 순혈을 중시하는 문 전 대표와는 끝까지 함께하기는 어렵다. 원조 친노 출신으로 2012년 대선 때 문 전 대표를 지원한 명계남씨. 독설로 악명 높은 그가 이번에는 ‘대연정’의 안희정 충남지사를 택했다. “안 후보를 보면 편협했던 과거가 한없이 부끄럽다”고 하면서.

허범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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