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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필리핀 교민안전을 위한 경찰의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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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3-06 21:50:15 수정 : 2017-03-06 21:5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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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필리핀에서 발생한 한국인 사업가 피살 사건은 충격적이었다. 현직 경찰관이 돈을 노리고 우리 교민을 납치했고, 더욱이 경찰청 청사 안에서 살해한 것이다. 현지 교민은 물론 대다수 국민이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그동안 한국과 필리핀 양국의 경찰청은 돈독한 협력관계를 유지해 왔다. 우리 교민을 더욱 안전하게 보호하고 도피사범 검거 등 치안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필리핀 경찰청에 ‘코리안 데스크’를 운영했다. 그러나 이번 사건으로 양국 경찰 협력의 바탕인 신뢰관계가 훼손될 우려가 커졌다.

우리 정부는 지난 2월13일 경찰청 대표단을 필리핀에 파견했다. 마닐라에 도착한 경찰청 대표단은 먼저 우리 교민들의 의견을 듣고, 필리핀 경찰청에 마련된 추모식장을 찾아 유가족을 위로했다. 이어 로널드 델라로사 필리핀 경찰청장과 한·필리핀 경찰 고위급회담을 했다. 델라로사 경찰청장은 자국 경찰관들이 저지른 범죄를 공식 사과하고, 이 사건을 계기로 부패 경찰관을 척결하고 경찰조직을 쇄신하겠다고 다짐했다. 또 무고한 한국인이 현지 경찰에 피해를 입는 일이 다시는 없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양국 경찰의 정기적인 고위급 협력회의 개최, 코리안 데스크 추가 파견, 한국 교민과 필리핀 경찰 간 연락체계 구축 등 여러 가지 예방조치에도 합의했다.


김귀찬 경찰청 차장
사실 양국 경찰의 협력관계는 국가 간 경찰협력의 모범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긴밀하게 유지됐다. 우리 파견 경찰관들이 현지 경찰과 함께 한국인 관련 사건을 수사하고, 교민 살해사건이 발생하면 한국 수사관을 현지에 추가로 보내 공조수사를 진행할 만큼 협력이 활발하다. 그러나 아직도 필리핀 경찰과 형사·사법제도의 공정성과 투명성에 대해서는 국제사회에서 많은 지적이 제기됐다. 돌이켜보면 선진국도 과거에 경찰의 부패 문제로 국민들로부터 비난받던 시절이 있었다. 경찰 부패 청산은 경찰은 물론 국가발전 과정에서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이다. 이런 점에서 이번에 보여준 필리핀 경찰청의 적극적인 내부개혁 의지는 늦었지만 다행스럽다.

필리핀은 대한민국이 위기에 처했던 6·25전쟁 당시 7000여명의 병력을 파견해준 오랜 우방이다. 우리 경찰청은 한국국제협력단(KOICA)과 함께 필리핀 경찰의 발전을 지원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범죄자와 범죄행위가 여러 국가에 걸쳐 발생하고, 우리 교민과 여행객이 전 세계를 누비는 현실을 감안하면 경찰의 국제협력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효과적인 치안협력 사업을 통해 필리핀 경찰의 치안 역량이 높아지게 되면 우리 국민에 대한 범죄 피해도 그만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한국 경찰도 꾸준한 자기성찰과 개혁으로 차근차근 국민의 신뢰를 쌓아왔다. 우리의 이런 경험과 필리핀 경찰 스스로의 노력이 합쳐진다면 필리핀 사회의 변화를 앞당길 수 있다고 확신한다. 경찰청은 필리핀 경찰과 더욱 긴밀한 협력을 통해서 우리 국민을 범죄로부터 더 안전하게 보호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 또 세계 여러 나라와의 협력도 한층 강화해 나가고자 한다.

김귀찬 경찰청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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